권규홍 금융증권부 기자

[이뉴스투데이 권규홍 기자]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쏟아낸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9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시사 발언, 대만 해협에 관한 발언으로 러시아와 중국의 역사적‧정서적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만 고수했던 정부입장을 뒤집고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 등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우리가 인도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군사 지원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일어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제적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복수의 외신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 정부의 군사 지원을 기정사실화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쏟아냈다.

특히 중국에 민감한 대만 해협 문제도 꺼내며 “(대만 해협의)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뒤 러시아와 중국은 격앙했고, 러시아는 더 나아가 북한에 대한 무기 지원까지 시사했다.

신냉전체제에 돌입한 현 국제 정세에서 국가 지도자의 발언은 곧 그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는 촉매제로 해석돼서다.

윤석열 정부가 미국 일변도의 외교정책을 편 대가는 최근 처참한 경제 실적으로 돌아왔다.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 흑자국이었던 중국은 지난 1월부터 최대 무역 적자국이 됐다. 이는 지난 1992년 이후 31년 만이다.

또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로 삼성전자의 러시아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최근 급격히 하락했고, 빈자리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현대·기아차는 현지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고, 이제는 정리해고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기도 했다.

아울러 러시아에 오래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LG전자, 삼성전자, 현대차, 우리은행 등)을 비롯해 새롭게 러시아 시장에 진출을 타진했던 국내 기업도 최근 러시아 현지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반도는 예로부터 지정학적 특성으로 주변 강대국들에 휘둘려 왔기에, 외교력은 곧 나라의 명운을 바꾸는 중요한 지렛대로 작용했다.

현재 세계정세는 미국과 중국이 패권경쟁으로 각국 국익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발언과 행보가 중요해진 배경이다.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 우리의 이익이 영원해야 하고, 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를 자청한 윤석열 대통령이 19세기 영국 총리를 두 번 역임하며 역사가들로부터 입지 전적의 외교수장으로 꼽히는 헨리 존 템플 경의 명언을 되새겨 남은 미국 국빈 순방 일정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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