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우측)과 알리바바 마윈 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9년 12월 일본 도쿄대에서 SK그룹 주최로 열린 '도쿄 포럼 2019'에서 마윈(馬雲) 중국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오른쪽)와 특별 대담을 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돈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돈을 잃는 것은 쉽지만 모으는 것은 어렵고, 쓰는 것은 쉽지만 버는 것은 어렵습니다. 돈에 얽힌 문제를 간단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이에 일상생활에 ‘알아두면 쓸데있는 실용 금융정보’ 제공하는 코너 [알쓸금융]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이뉴스투데이 권규홍 기자] 손정의 회장(孫正義·손 마사요시)이 이끄는 일본 최대의 IT 기업 소프트뱅크가 보유했던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주식을 대부분 매각했다.

12일(현지시각)로이터통신, 파이낸셜타임즈(FT)등의 주요 외신들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이 같이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최근 ‘선불 선도계약’(prepaid forward contracts)을 통해 알리바바 주식 72억 달러(약 9조5000억원)어치를 매각했다.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그룹의 주식을 대부분 매각하면서 현재 보유중인 지분은 3.8%가 됐다.

아울러 소프트뱅크의 주식매각 소식이 전해진 뒤 뉴욕거래소는 알리바바의 주가가 5.93% 급락했다고 밝혀 증시에 충격을 줬다.

시장에선 소프트뱅크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국내·외 사업 환경으로 사업 전략을 방어적으로 전환한 데 따른 조치”라며 “이와 관련된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 달 분기 실적에서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의 주 원인은 야심차게 추진했던 ‘비전펀드’(IT기업 투자 전문 펀드)사업의 손실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7일 블룸버그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의 외신은 비전펀드가 작년 10~12월 6600억엔(6조28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비전펀드는 지난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채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작년 한해 전체 손실규모만 약 6조2000억엔(59조2600억원)으로 드러났다.

결국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의 주식을 매각한 것은 비전펀드의 손실을 메꾸기 위한 현금확보차원의 행보로 해석된다.

앞서 손 회장은 알리바바 창업 초기인 지난 2000년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회장을 만나 사업 프레젠테이션을 들은 지 5분 만에 2000만 달러(약 265억원)의 투자를 결정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손 회장의 투자를 동력으로 알리바바그룹은 중국 내 사업을 확장했고, 결국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급성장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문어발식으로 확장을 이어나가는 IT업계에 대한 고강도의 단속을 벌이면서 알리바바그룹은 큰 시련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전자 상거래 부문에 이어 금융 부문 자회사 ‘앤트그룹’(앤트파이낸셜)을 만들어 금융업까지 진출한 알리바바그룹에 각종 재제를 걸어 큰 벌금을 부과했고, 창업자 마윈 회장에 대한 조사까지 대대적으로 벌였다.

결국 당국의 압박에 지난 2018년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지난해에는 앤트그룹 대주주 지배권까지 내려놨다.

아울러 손 회장이 알리바바그룹의 주식을 매각한 것은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미중 패권 경쟁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근처에서 연일 대만 포위 훈련을 실시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중국이 연일 대만 침공 야욕을 드러내자,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시 우방국인 일본과 함께 즉각 대만 방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9월 18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공격 때 미군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실제로 전례 없는 공격이 가해진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중국의 침공에 미군 병력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하며 중국의 대만 침공에 즉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처럼 대만 문제로 중일 관계가 날로 험악해짐에 따라, 소프트뱅크의 알리바바 주식매각은 중국 내 사업이 어려워 질 것으로 예견한 소프트뱅크의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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