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찬주 기자]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님, 그래서 언론이 악의적이라고 했습니까, 안했습니까? 말씀하신 통화녹음, 제가 가진 내용과 다르지 않을 겁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여당 지도부 내에서 불거진 ‘릴레이 실언’ 논란에 대해 엄중 경고한 가운데, 기자 출신 한 최고위원의 ‘언론관’엔 의구심이 제기된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주고받은 뒤, 자리를 떠나려다 본지의 갑작스런 질문에 발목이 잡혔다.

이뉴스투데이는 이날 ‘어제(5일) 통화했던 김찬주 기자입니다. 밥 한 공기 논란 관련해 여전히 악의적 보도로 보시는지’ 묻자, 조 최고위원은 “제가 악의적 보도라기보다 ‘사실관계를 잘 따져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렸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기자가 ‘어제 전화했을 때 저에겐 악의적 보도라고 말씀을 하셨지 않은가’라고 반박하자, 조 최고위원은 “사실관계...제가 통화녹음을 해놨는데 들려드릴까요?”라고 맞받아쳤다.

기자도 “저도 (녹음이) 있습니다”라고 하자, 조 최고위원은 “예, 예, 예”라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조 최고위원은 기자와 통화 당시 자신이 했던 발언과 관련해 실제 만난 자리에서 진위여부를 물었지만, 휴대전화 ‘통화녹음’을 거론하며 ‘취재사실’을 곡해하려 했다.

조 최고위원과 기자의 기싸움(?)은 ‘악의적 보도’ 발언 여부에서 비롯됐다.

앞서 그는 지난 5일 오후 5시25분 기자와의 통화 시작부터 “오늘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전체를 다 보셨어요 혹시? 발언을 다 보셨어요? 아이디어 나온 거 소개한 거잖아요.(중략)…그 민생119에서 나온 이야기를 전달한 것 아닙니까. 왜 이렇게 ‘악의적’이세요. 몇 군데(언론사)는. 앞뒤를 다 잘라버리고”라고 말했다.

이어 “또 그거 쓰시려고 그러잖아요. 저도 녹음 해놓으려고요”라고 말했고, 기자가 ‘네. 그런데 아까 기자들에게 언론이 제일 문제라고 짜증 내셨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건 사실인지’ 묻자 “또 어떻게 기사 쓰실지 저도 알겠는데요. 뭐 하여튼 돌로 쳐 죽이든 뭐 하여튼 지금 그러고 싶으시죠. 그쵸?”라며 다소 험한 말까지 했다.

그러면서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악의적’으로 접근해서 뭐가 남는 거죠. 언론이? 저는 이해가 잘 안 된다. 언론에 대해서 원망한 거 맞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가 정치는 비판이든 비난이든 감수를 해야 되는데, ‘사실관계’가 전혀 다르게 호도되고, ‘사실관계’에 입각하지 않는 거에 대해 제가 너무 속상하다”면서 “정치기사가 언제부턴가 앞뒤 다 자르고 비난 뭐 이런 것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기자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통화 내용에 따르면, 조 최고위원은 총 통화시간 5분56초간 각각 두 번씩 ‘악의적’, ‘사실관계’를 언급했다.

다만 언론의 보도 행태를 거론하며 “악의적이다” “(나를) 돌로 쳐 죽이든 그러고 싶은 게 아니냐” “언론이 ‘악의적’으로 접근해서 뭐가 남느냐” “언론을 원망한 게 맞다”고 말하며 비난한 것은, 발언 장본인인 조 최고위원의 ‘언론 탓’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특히 기자는 이날 오전 조 최고위원의 라디오 방송 이후 야당으로부터 불거진 ‘밥 한 공기’나 ‘실언’ 관련 비판에 대해선 단 한 줄의 기사도 쓰지 않았다.

또 녹음된 통화 내용에는 조 최고위원이 취재진에게 ‘언론이 제일 문제’라고 발언한 사실을 확인코자 했을 뿐, ‘밥 한 공기 논란’ 질문도 담겨있지 않다.

그러나 조 최고위원은 오히려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이 발언한 내용이 의도와 달리 호도되고 왜곡된 점만 강조하며 기자의 질문 기회를 박탈했고, “그거 또 (기사로) 쓰려고 그러죠. 그쵸?”라며 몰아붙이기 일쑤였다.

특히 조 최고위원은 전날(7일) 오후 3시50분께 이뤄진 1분간의 통화에서 ‘지난 5일 통화에서 ’사실관계‘도 말씀 하셨지만 ’악의적‘이라는 부분도 분명 말씀하셨다’는 기자의 물음에 “이제 그만하시라. 사실관계를 들여다 봐달라고 했다. 저도 너무 괴롭다. 계속 전화가 와서 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화를 종료했다.

조 최고위원에 묻고 싶다.

“‘사실관계 왜곡.’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언론이 악의적’이라고 발언한 부분엔 왜 아무 말씀이 없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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