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공항에 여행객이 붐비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엔데믹과 함께 해외 여행객 증가에 따라 저비용항공사(LCC) 상승세가 거세다. 3년여간 잦은 휴직과 감봉을 반복하며 이 악물고 버텨온 국내 LCC들은 따뜻한 날씨 속 밀려드는 여행객 맞이를 위한 마케팅 전쟁에 불이 붙었다. 첫 격전지는 ‘제주’다.

먼저 불씨를 지핀 건 지난달 재운항에 나선 ‘이스타항공’. 2020년 3월 24일 경영난으로 전면 운항을 중단한 이후 지난달 26일 3년 만에 재운항에 나선 이스타항공은 편도 총액 9900원 특가운임을 오픈해 관심을 받았다.

이번 달 역시 김포~제주 주중 항공편을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를 포함해 1인 편도 2만3900원으로 책정했다. 같은 기간 평일 일반 항공권이 3만6000~8만원대인걸 감안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이스타항공은 운항 초기에는 김포와 지방발 제주 노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 3대와 추가로 도입하는 4~6호기는 김포-제주 노선과 지방공항발 제주노선에 집중 투입한다.

제주공항의 보유 슬롯을 최우선 활용해 국내선 공급을 확대해 국민들의 항공 편의 증진에 기여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국내선(제주) 노선계획에 대해 조중석 대표는 “우선 제주노선의 가격 안정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며, 중장거리 노선에 대해서는 아직 욕심이 크지 않다. 먼저 LCC 본분에 충실해 중·단거리 노선에 치중할 방침”이라고 했다.

제주항공은 김포뿐 아니라 지방 노선 다변화로 맞불을 놨다. 최근 제주항공에 따르면 최근 제주기점 노선 공급난 해소와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제주 기점 국내선 운항을 확대한다.

제주항공은 오는 7일부터 5월 24일까지 대구~제주, 부산~제주 노선을 총 102편을 증편해 운항한다. 해당 기간 국내선 운항 확대로 제주를 오가는 고객들의 보다 편리한 여행과 지방 공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할인판매도 더한다. 제주항공은 김포~제주‧부산, 제주~청주‧광주‧대구‧부산 등 국내 6개 노선을 대상으로 4월30일까지 탑승 가능한 항공권을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사용료 등을 모두 포함한 편도 총액 기준 2만5900원부터 할인 판매한다.

티웨이항공도 ‘월간 티웨이’ 프로모션을 통해 김포~제주, 대구~제주, 청주~제주 등 제주 노선 대상 특가 항공권을 판매한다. 노선별 5~10%의 즉시 할인이 적용된다. 할인코드는 편도와 왕복 예약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거리가 길고 가격이 비싸 더 수익이 되는 국제선 대신 제주 노선에 매달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거리두기 해제가 되고 지난 2월까지 제주항공권이 모자라다는 여론이 굉장히 많았다. 겨울방학 등이 겹치면서 여행 수요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고객 편의 개선을 위해 항공사별 운영 편수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제주 등 수요가 많은 국내선 감소를 예측하기도 했다. 여름 성수기를 향해가는 시점에서 해외 노선이 확대되고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은 제주 노선 등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항공권 가격 폭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단거리 제주노선에 집중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올 하반기 7호기 등 추가 기재 도입 이후 김포~송산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하반기부턴 시장 추이를 살펴 인천발 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의 인기 노선과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지역의 관광 수요가 높은 노선을 우선 검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우선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돈이 되는 해외 노선 확보에도 계속 힘을 싣고 있다”며 “특히 중국노선이 재개될 경우 국제선 수익 폭을 고려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한 항공사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달 김포 등 제주기점 운항편수는 6745편으로, 코로나 19 이전엔 2019년(6641편)에 비해 100여 편 늘었으며,  정부는 지난달 말 ‘내수활성화 대책’의 후속조치를 통해 제주 등 국내 인기 노선의 증편도 추진한다.

제주~김포 노선을 비롯해 제주~김해, 제주~대구, 제주~청주 등 제주기점 4개 노선과 김포~김해 노선을 주 113회 임시 증편해 봄철 여행객 증가에 대비할 계획이다. 이중 제주기점이 67회다. 또 앞으로 있을 김포공항발 국제노선 집중화를 방지하기 위해 제주국제공항의 슬롯을 지방 노선에 안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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