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병주 기자] ‘평일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 

영화관 3사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이유로 인상한 티켓의 가격이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4000원이 올랐다.

사실 극장업계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다. 팬데믹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영화관 산업이었기 때문이다. 실내 장소라는 특성과 방역규제가 겹치며 영화관 산업은 말 그대로 내리막길을 걸어야 했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2억2668만명이었던 영화관 관객 수는 2020년 5952만명으로 감소했다. 1년 사이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언제나 호황이었던 극장가로서는 티켓 가격 인상이 피치 못할 결정이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 이후다.

엔데믹으로의 전환이 시작되자 극장가도 회복을 시작했다. 지난해 영화관 관객 수는 1억1281만명을 돌파했다. 매출 역시 1조원을 넘겼다.

그러나 이같은 회복세에도 영화관 3사는 티켓값에 대해 일제히 함구하고 있다. 물론 영화관 산업이 팬데믹 이전 수준의 호황은 아니지만 관객 수와 매출이 나란히 회복되는 와중에 극장가의 이런 태도는 당혹스럽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며 몸집을 키운 OTT 플랫폼과 영화관 티켓의 비용을 비교하면 극장가의 변화는 더욱 절실하다. 넷플릭스의 ‘프리미엄 요금제’가 월 1만7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극장가의 티켓값은 전혀 합리적이지 못하다. 

소비자의 마음을 모르는 걸까. 영화관 3사는 매출 회복의 전략으로 신사업 확장, 공간 플랫폼으로의 변화를 선택했다. CJ CGV가 주력하는 클라이밍짐 사업과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주도하는 공간 활용 콘텐츠 사업이 과연 지금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답인지 의문이 든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1992년 미국 대선 당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사회 현안의 본질을 꿰뚫지 못한 조지 H.W.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 던진 말이다. 아직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듯한 영화관 3사에게도 이 발언은 유효하다. 문제는 가격이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