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올해 화두로 ‘글로벌’과 ‘수익성’을 제시했다. 서울 한 마트 식품코너 모습. [사진=연합뉴스]
식품업계가 올해 화두로 ‘글로벌’과 ‘수익성’을 제시했다. 서울 한 마트 식품코너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식품업계가 ‘주총 슈퍼위크’를 끝냈다. 이번 주총을 통해 식품업계는 해외 진출 및 내실 강화를 바탕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요 식품업계가 정기주주총회를 마무리했다. 주총에서 나온 발언 및 발표를 통해 식품업계의 올해 목표와 전략을 점검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공통점은 바로 해외 진출이다. 하나같이 ‘글로벌’을 외치며 해외 사업 확장 및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농심은 미국 제3공장 설립 계획을 천명했다. 신동원 놈심 회장이 직접 주총에서 미국 동부에 제3공장 설립 검토 계획을 언급했다.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 계획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농심은 지난해 제2공장을 완공하면서 미국 공장을 2개 운영 중이다. 모두 서부에 위치했으며, 총 8억5000만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세계적으로는 미국 외 중국 상하이와 칭다오, 선양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미국 제3공장이 설립되면 글로벌 7번째 생산기지다. 농심은 이같은 해외 진출을 바탕으로 지난해 해외 법인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북미 실적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미국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6320억원에 달한다. 이병학 농심 대표는 “올해 해외 사업 확대와 사업 영역 다각화로 매출과 이익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농심은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롯데푸드와 합병하며 ‘롯데웰푸드’로 사명을 바꾼 롯데제과는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해외 시장을 개척한다. 지난 1월 인도 자회사인 하브모어에 약 7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 것도 이같은 계획 때문이다. 롯데웰푸드는 현재 약 20% 수준인 해외 사업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5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대상은 국내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정했다. 임정배 대상 대표는 “김치, 소스, 김 등 글로벌 핵심 품목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국과 동남아, 유럽 등 현지 신규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대상의 해외 브랜드인 종가, 오푸드 등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를 내세워 미국 내 시장 지위를 강화할 예정이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주총에서 “해외 신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플랜트-베이스드, K스트리트푸드 등 신영역을 확대해 성장동력을 조기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노리는 신규 시장은 캐나다, 호주,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이다.

SPC삼립 역시 황종현 대표가 주총에서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황 대표는 “메인스트림 진출 등 미국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해외 그룹과 사업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 또 중국 리오프닝에 발맞춰 중국 시장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삼양홀딩스는 중장기 성장전략 ‘비전2025’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비전2025’에 따르면 삼양홀딩스는 2025년까지 자산의 30%를 글로벌 시장에서 운영하고, 이익의 60% 이상을 스페셜티 제품에 창출할 예정이다. 엄태웅 삼양홀딩스 대표는 “올해 글로벌 생산 및 영업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사업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지난해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내수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식품업계는 올해 글로벌 시장 개척과 수익성 확대로 리스크를 극복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식품업계는 지난해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내수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식품업계는 올해 글로벌 시장 개척과 수익성 확대로 리스크를 극복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수익성 역시 식품업계의 과제였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매출보다는 수익성을 잡아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총에서 나왔다.

앞서 글로벌을 목표로 내세운 대상은 “수익성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을 세우겠다”고 했다. 수익성을 개선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임정배 대상 대표는 밸류체인에 대한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 등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풀무원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기반 혁신과 전사 핵심 전략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세운다. 

이효원 풀무원 대표는 “수익 성장을 위해 부진한 사업과 품목, 채널, 서비스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핵심 전략인 식물성 지향과 동물복지 영역의 기술과 공급망, 인프라를 대폭 개선해 매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풀무원 측은 지난해 풀무원이 근본적 수익구조 개선 활동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매출 증대와 획기적 이익 개선을 실행해 글로벌 식물성 식품 시장으로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도 올해 주총에서 수익성을 강조했다. 수익성이 높은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하고, 전략채널을 만들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수익성이 높은 브랜드인 상하목장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오트·아몬드·두유 등 식물성 음료를 만들어 10% 수준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김선희 대표는 “올해는 어느 때보다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방어가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총 키워드는 크게 ‘글로벌’과 ‘수익성’이다. 더 연관 짓자면 글로벌 사업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로 볼 수 있다”며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원부자재 급등 및 소비심리 위축으로 적자를 본 주요 식품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실적 리스크를 상쇄하는 움직임이 보였다. 올해 각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지난해 이미 성장 가능성을 검증한 만큼 아직도 잠재 수요가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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