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심화하는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전략 분야로 ICT(정보통신기술)을 꼽으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주간 IT]는 어제의 기술이 퇴보된 기술로 평가받는 시대에 ICT기술을 천천히 돌아보자는 의미로 마련한 코너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신기술에서 생활경제에 가장 밀접한 기술을 선정해 알기 쉽게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차세대 전지’를 현실화할 소재로 각광받는 리튬 금속에 대한 연구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기존 전지수명 한계를 돌파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화제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안 들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들어본 사람은 없는 ‘이차전지’. 다양한 사업·산업군을 구동하는 배터리 분야가 최근 반도체·디스플레이와 함께 대표적인 국가전략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는 리튬금속전지는 음극에 흑연 대신 리튬을 사용한다. 이론적으론 저장 용량이 크게 높아져 전기자동차 등 대용량 에너지 저장이 필요한 장치에 주로 활용된다. 

이처럼 이상적인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금속은 현재 상용 배터리인 ‘그라파이트’ 보다 10배 높은 용량을 가지고 있지만, 충·방전 과정 중 ‘리튬 덴드라이트’라 불리는 바늘 구조의 침전물이 쉽게 형성되는 근본적인 문제로 인해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차세대 전지’를 현실화할 소재로 각광받는 리튬금속에 대한 연구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기존 전지수명 한계를 돌파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화제다.

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임성갑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은 리튬이온전지의 전해액 속에서 부피가 늘어나는 ‘초박형 공중합체 고분자 보호막’을 적용해 리튬금속전지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리튬금속의 짧은 전지수명과 폭발위험 등을 막기 위해 인공으로 고체-전해질 계면(이하 SEI) 층을 보호막처럼 만들어 리튬이온의 원활한 전달과 덴드라이트의 성장을 억제하는 여러 연구들이 진행됐다. 그러나 기존 인공 SEI 층들은 두께가 두꺼워 전지 내부의 높은 저항을 발생시키거나, 수백 사이클 이상의 구동 시 리튬금속으로부터 떨어져 리튬금속 음극의 안정성 유지에 어려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SEI 층의 형성 과정에서 반응성이 매우 큰 리튬에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원하는 형태의 SEI 층을 형성하는 데 제약이 컸다. 

공동 연구진은 리튬 금속의 높은 반응성을 제어하고 덴트라이트 성장 및 전해액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시제를 이용한 화학 기상 증착법(iCVD)’이라는 공정을 이용했다.

해당 공정기술은 리튬금속 표면에 손상없이 보호막으로 적용되도록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온화한 조건에서 공정을 진행한다. 기능성 고분자 박막을 얇게 균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동 연구진은 iCVD 공정으로 제조된 고분자 박막을 활용해 리튬 전극의 계면을 안정화했다. 전해액과 만나면서 부피가 3배 늘어났으며, 부드러운 SEI 구조체를 형성하는 고분자 보호막이 적용된 리튬 음극은 세계 최고 수준의 리튬 이온 운반율과 이온 전도도를 보였다.

특히 100nm의 얇은 두께에서도 리튬 덴드라이트 성장을 유의미하게 막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 연구진은 피디멤스가 코팅된 리튬 음극과 상용화된 양극을 배터리 셀로 제조해, 600 사이클 이상 안정적으로 구동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김일두 교수는 "고용량 리튬 이차전지뿐만 아니라 리튬-황 전지, 리튬-공기 전지와 같은 차세대 이차전지에도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리튬 음극의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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