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찬주 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망언’으로 집권여당이 고심이다. 3·8 전당대회에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힘입어 출범한 신생 지도부지만 벌써 위태롭다.

“제가 최고위에 가서 보고하고 목사님 원하시는 걸 관철시키겠다.”

김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종료 나흘 만인 지난 12일 전광훈 목사 주관의 예배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전 목사는 기뻐하면서도 “우리가 김기현 장로를 대표로 밀었는데, 헌법에 5·18 정신 넣겠다고 우리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그런다고 전라도 표 안나오는데, 립 서비스(입에 발린 말)냐”고 물었다.

“불가능하고 반대한다.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파는 게 정치인 아닌가.”

전 목사의 질문에 김 최고위원의 답이다. 예배 참석자들도 박수치며 환호하는 장면이 영상에 그대로 담겼다.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은 윤 대통령 공약 중 하나다. 김 최고위원이 대통령의 공약을 몰랐어도 문제지만, 알고 한 말이라면 윤심에 정면 반기를 든 셈이다. 그는 이틀 뒤인 14일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당 안팎의 판단은 ‘원아웃’이다.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

망언이 실언과 바통 터치했다. 김 최고위원은 사과문을 올린지 2주도 안된 지난 25일 이같이 말했다. 재미 보수단체인 북미주자유수호연합 주최로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진행된 강연에서다.

일각에서는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고, 최고위원 당선 3주 만에 ‘제명’까지 거론됐다. 김기현 대표도 30일 기자들과 만나 “유심히 지켜볼 것이고, 차후 이런 행태가 반복되면 또 다른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투아웃’이다. 한 주당 1회씩 아웃 당한 꼴이다.

30일 기준, 모두 일곱 차례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그간 김 최고위원은 세 차례(16일·23일·27일) 불참하다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불참 사유는 ‘건강검진’이라고 한다. 그는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전광훈 목사 이름에서 ‘전’자도 꺼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친윤 대 비윤.’ 말 많고 탈 많았던 전당대회는 결국 친윤 일색 지도부를 꾸렸음에도 지지율은 초라하다. 떨어지는 여당 지지율이, 올라가는 아웃카운트와 모순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에 해악이나 끼치는 천방지축 행동을 방치하면 당 기강은 무너지고 지지율은 더욱 폭락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런 식의 당 운영은 어려움만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여당에 매겨진 ‘아웃카운트’는 일부 천방지축 당직자의 자충수다. 이러다 22대 총선에서 민심에 ‘삼진아웃’ 당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내년부터 윤 대통령 임기 종료까지 줄독 여소야대 지형에 갇혀 ‘입법폭주’만 규탄하는 허송세월을 보낼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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