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수호 55용사 일일이 호명한 尹 “영원히 기억할 것”

[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우리 국민과 함께 국가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낸 위대한 영웅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진행된 제8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오늘 우리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한 용사들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함께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한 서해수호 용사들께 경의를 표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기념사 전 무대에 올라 55명 용사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는 ‘롤콜(roll-call)’을 통해 용사들의 위훈을 기렸다.

현직 대통령의 서해수호 용사 롤콜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누군가를 잊지 못해 부르는 것은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다짐”이라며 “우리가 꿈을 향해 달리고 가족과 함께 웃는 행복한 하루를 보내도록 국가와 국민을 지켜내는 것이 자신들의 꿈이었던 영원한 바다 사나이 55명 영웅의 이름을 부르겠다”고 호명했다.

이 과정에서 26초간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던 윤 대통령은 북한의 기습공격에 NLL(북방한계선)을 사수한 제2연평해전 용사, 백령도를 사수하다 전사한 천안함 용사, 투철한 군인정신을 보여준 연평도 포격전 용사의 이름을 부르고 “자유를 지켜낸 뜨거운 용기를 가진 용사들, 서해를 지키는 임무와 사명을 완수한 용사들, 대한민국은 55분의 용사를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곳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서해를 지키다 장렬히 산화한 54명의 용사와 故 한주호 준위가 잠들어 계신다”며 “사랑하는 가족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 전우를 잃고 누구보다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유가족들과 참전 장병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서해와 서북도서는 세계에서 군사적 긴장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며 “우리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은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 수많은 북한의 무력 도발로부터 NLL과 우리의 영토를 피로써 지켜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에 잠든 서해수호 영웅들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자 자상한 아버지였고 효심 깊은 아들이자 다정한 친구였지만,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땐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온 몸을 던진 용감한 군인이었다”며 “우리 국민들이 남북한 대치 상황에서 마음 놓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약속하며 “여러분들의 소중한 가족과 전우들은 북한의 도발에 맞서 우리의 자유를 지킨 영웅”이라고 전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도발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와 군은 한국형 3축 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한미,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해수호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다시 한번 서해수호 유가족들과 참전 장병들께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주호영 원내대표 등 정부 측 인사들과 참전 장병, 유족, 군 관계자,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로 열렸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전 묘역, 천안함 피격 실종자 탐색구조 도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 묘소 등을 유가족·참전 장병들과 함께 참배하고 위로를 전했다.

조천형 상사(제2연평해전 전사자)의 모친인 임헌순씨, 서정우 하사(연평도 포격전) 모친 김오복씨, 민평기 상사(천안함 피격) 모친 윤청자씨, 정종률 상사(천안함 피격) 아들 정주한씨, 한주호 준위 배우자 김말순씨,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