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종효·서병주 기자] 엔데믹 전환 이후 연이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유통·패션업계가 이를 겨냥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월드컵에 이어 25일 개막한 K리그와 오는 3월 7일 개막을 앞둔 ‘야구 월드컵’ WBC 등 계속되는 국내외 스포츠 이벤트가 많은 주목을 받자 업계는 ‘스포츠 특수’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형지엘리트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스포츠상품화 사업 부문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10% 신장한 42.8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형지엘리트]
형지엘리트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스포츠상품화 사업 부문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10% 늘어난 42억8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형지엘리트]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스포츠 관련 마케팅으로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형지그룹의 브랜드 형지엘리트다. 형지엘리트는 기존 주력 비즈니스였던 교복 사업에서 벗어나 2020년 스포츠상품 시장에 뛰어들었고 선택의 결과는 바로 실적으로 나타났다. 

형지엘리트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스포츠상품화 사업 부문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10% 늘어난 42억8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형지엘리트의 전체 매출에서도 스포츠상품화 사업 부문은 매출 비중이 5.85%에서 12.74%로 두 배 이상 확대되며 사업의 상승세를 알렸다.

2020년 8월 B2B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스포츠상품화 사업에 진출한 형지엘리트는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유니폼과 잡화 등 다양한 굿즈 제작 및 유통을 맡았다. 2021년에는 한화이글스와 상품화 사업 계약을 맺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년간 유니폼 등의 굿즈를 제작해 유통하고 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스포츠를 둘러싼 팬덤 문화에 주목, 스포츠상품 시장의 유망함을 보고 진출을 결심했다”며 “올 시즌 KBO 정규리그를 겨냥해 야구팬들의 니즈를 반영한 신규 상품 출시 및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기존 협업 구단과의 사업 안정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강원FC와 야구 국가대표 컬렉션을 한정 판매하며 스포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사진=무신사]
무신사는 강원FC의 유니폼과 야구 국가대표 컬렉션을 한정 판매하며 스포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사진=무신사]

무신사 역시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고객몰이에 나서는 모양새다. 

무신사의 스포츠 전문 플랫폼 ‘무신사 플레이어’는 지난 14일 국내 축구리그인 K리그의 강원FC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무신사 플레이어는 강원FC의 유니폼을 한정 판매한다. 무신사는 프로스펙스가 후원하는 국내 스포츠팀에 대한 수요도 놓치지 않았다. 무신사는 ‘프로스펙스×FC서울 40주년 유니폼 한정 발매 이벤트’를 열어 국내 스포츠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외에도 무신사는 야구팀 LG트윈스와 여자배구팀 GS칼텍스의 유니폼을 한정 판매하며 국내 스포츠 마니아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무신사는 다음달 7일 개막하는 국제 야구대회 WBC를 맞이한 마케팅도 선보이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8일까지 ‘프로스펙스 야구 국가대표 신상품 컬렉션’을 열어 유니폼을 포함한 모자와 점퍼 등의 국가대표 관련 상품을 판매했다. 해당 컬렉션은 발매 직후 유니폼과 점퍼가 조기 품절되며 야구 열기에 올라탄 무신사의 전략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야구 국가대표 컬렉션 외에도 무신사에 있는 많은 스포츠팀 유니폼이 판매 상위권에 들었다”며 “앞으로도 스포츠를 진심으로 즐기는 고객들에게 특별한 쇼핑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기획전과 이벤트를 활발하게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흐름과 관련해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방역 수칙이 잇따라 해제됨에 따라 스포츠 관람의 수요가 많이 늘었고,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스포츠상품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식음료업계에서는 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이 이미 정착화됐다. 유명 스포츠 선수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것은 물론, 특정 이벤트 기간에 메인 스폰서로 나서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해외에선 주류회사 버드와이저가 대표적이다. 버드와이저는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에 40년, FIFA에 30년간 후원 광고를 론칭하면서 스포츠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슈퍼볼 광고는 1초에 약 2억원에 달하는 데다 최신 트렌드를 접목시켜야 하기에 부담감이 있지만, 버드와이저는 올해 역시 슈퍼볼 광고에서 눈에 띄는 광고를 내보내며 전 세계 시청자 이목을 사로잡았다.

스포츠 마케팅 분야의 강자 버드와이저는 FIFA 공식 맥주 브랜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 월드컵의 모든 후원 브랜드의 소셜 미디어 언급량 중 절반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에서도 버드와이저 한정 패키지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으로 월드컵 흥행에 힘을 보탰다.

카타르 월드컵 기간엔 국내 유통업체들도 월드컵 특수를 위한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했다. 전자랜드는 집에서 월드컵을 관람하는 ‘집관족’들을 겨냥해 TV를 전면에 내세운 결과, 지난해 11월 TV 판매량을 직전 2주 대비 95% 가까이 끌어올렸다.

홈쇼핑 채널들은 월드컵 기간 상품 배치에도 신경썼다. 시간차로 인해 한국에선 늦은 밤 경기가 진행됐기에 야식 등 먹거리를 앞선 시간에 배치했고, 유명 스포츠 브랜드 제품들도 내세워 구매 의욕을 촉진했다. 편의점업계도 맥주, 치킨을 할인하거나 별도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월드컵 특수는 이미 검증된 마케팅 기간에 진행하는 것으로,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거리응원이 있었던 지난 러시아 월드컵 때는 인근 지역 편의점 매출이 최대 7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놓칠 수가 없는 마케팅”이라면서도 “거의 모든 업체들이 월드컵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동종업계에서 좀 더 차별화되는 마케팅이 무엇일까 지속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통·식음료업계는 올해 초부터 스포츠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각 스포츠 새 시즌이 시작하는 시점에 발맞춰 ‘새출발’ 이미지와 힘찬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프링글스는 야구시즌 맞이 2월 27일부터 오는 4월 8일까지 ‘황금야구카드가 내 손에 딱’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프링글스]
프링글스는 야구시즌 맞이 2월 27일부터 오는 4월 8일까지 ‘황금야구카드가 내 손에 딱’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프링글스]

프링글스는 다가오는 야구 시즌을 맞아 2월 27일부터 오는 4월 8일까지 ‘황금야구카드가 내 손에 딱’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동안 매일 1명을 선정, 총 42명에게 순금 1돈으로 만든 황금야구카드를 경품으로 증정하는 이벤트다. 야구 경기를 보며 프링글스를 즐기는 모습 등을 프링글스 카카오톡 채널에 업로드하면 된다. 이벤트 참가자 중 매주 100명을 선정해 프링글스 편의점 교환권을 제공한다.

이승은 프링글스 마케팅팀 대리는 “프링글스는 스포츠와 연관된 이벤트를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더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며 “프링글스와 함께 다가오는 야구 시즌을 더 즐겁게 즐겨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티몬이 GS스포츠 프로축구단 FC서울과 2년 연속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티몬]
티몬이 GS스포츠 프로축구단 FC서울과 2년 연속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티몬]

티몬은 GS스포츠 프로축구단 FC서울과 2년 연속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또 이를 활용해 올 시즌 단일 경기예매권부터 개별 관람이 가능한 몬스터룸 등 특별한 상품을 티몬에서 단독 판매한다.

티몬 관계자는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향후 FC서울의 공식 이커머스 파트너로서 독점 상품 개발·판매는 물론 다양한 온·오프라인 프로모션 이벤트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현재 FC서울 경기의 단일 경기 예매권과 스페셜존 이용권, 2023 시즌 FC서울 홈 유니폼 등을 독점 판매하고 있으며 향후 FC서울 선수들과 함께하는 일일 축구 레슨 프로그램, 유소년 아카데미 수업 참가권 등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농심, 질레트처럼 유명 스포츠 스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강렬하게 각인될 수 있으며 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도 ‘정정당당한 승부’를 모토로 삼는 스포츠와 연계돼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스포츠 경기에 직접 공식 후원사로 나서거나, 티몬처럼 직접적으로 스포츠를 마케팅에 활용하면 해당 스포츠팬들이 충성 고객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이어 “다만 스포츠를 활용하는 이벤트의 경우, 해당 스포츠에 관심이 없던 이들도 아우를 만한 대중성의 범위를 충분히 고려해야 효과적인 마케팅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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