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시장에서 제로 마케팅을 선도한 코카-콜라는 최근 라벨프리 제품을 출시하며 미니멀 마케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사진=한국 코카-콜라]
음료 시장에서 제로 마케팅을 선도한 코카-콜라는 최근 라벨프리 제품을 출시하며 미니멀 마케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사진=한국 코카-콜라]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식음료업계에 제로·미니멀 바람이 불고 있다. 음료업계에서 시작된 ‘제로’ 열풍에 이어 식품업계도 뺄 수 있는 건 최대한 빼는 ‘미니멀’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 MZ 트렌드와 맞물린 이런 마케팅은 ‘착한 제품’으로까지 불리며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과한 것을 덜어내고, 단순·간결함을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 트렌드는 코로나19 이후 확산됐다. 소비자들은 미니멀 라이프 트렌드를 소비와 연관시켰다. 

제로·미니멀 마케팅의 시작은 음료였다. 음료업계는 웰빙의 개념에서 제로 마케팅에 접근했다. 칼로리를 덜어낸 제로 칼로리 음료가 대표적으로, 과거엔 당과 칼로리를 빼니 맛이 덜하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최근엔 맛까지 보강한 제로 음료들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건강과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제로 칼로리 및 제로 슈거 음료의 대표적인 기업은 코카-콜라다. 

앞서 코카-콜라는 지난 2006년 국내에서 제로 칼로리 및 제로 슈거 제품인 ‘코카-콜라 제로’를 출시하며 제로 칼로리 음료 시장을 열었다. 코카-콜라 오리지널의 맛은 유지한 채 제로 버전으로 출시해 칼로리 부담 없이 맛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코카-콜라는 ‘코카-콜라 제로’를 필두로 해 제로 음료 시장 선두주자로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카-콜라 크리에디션’ 플랫폼을 통해 3가지의 한정판 ‘코카-콜라 제로’ 제품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MZ세대의 취향을 사로잡았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남들과 다른 것, 독특한 한정판을 선호하는 MZ세대 트렌드를 잘 노리면서도 제로 마케팅에 소비자들이 거부감 없이 접근하도록 했다는 호평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코카-콜라는 최근 ‘환타 제로 포도향’도 출시하며 제로 마케팅을 이어갔다. ‘환타 제로 포도향’은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환타 고유의 상큼함과 톡톡 튀는 탄산의 상쾌함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특히 패키지 상단에 ‘제로’가 볼드체로 강조된 ‘제로 슈거’ 글자를 삽입해 제로 마케팅을 강조하면서 가독성을 높였다.

풀무원은 최근 대체육에 합성첨가물까지 최소화한 ‘식물성 지구식단 LIKE런천미트’를 출시했다. [사진=풀무원]
풀무원은 최근 대체육에 합성첨가물까지 최소화한 ‘식물성 지구식단 LIKE런천미트’를 출시했다. [사진=풀무원]

식품업계 트렌드는 합성첨가물 등 불필요한 원료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음료업계와 마찬가지로 웰빙의 영역에서 제로·미니멀 마케팅을 도입했다.

풀무원은 최근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의 대체육 제품인 ‘식물성 지구식단 LIKE런천미트’를 출시했다.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을 가공해 풀무원만의 기술력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햄의 감칠맛과 탄력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대체육은 비건 열풍과 맞물려 식품업계가 주목하는 영역이다. 풀무원은 “대체육에 L-글루탐산나트륨(향미증진제), 아질산나트륨(발색제) 등 대표적인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는 등 풀무원의 최소 첨가물 원칙을 적용해 안심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신송식품의 간편식 ‘오롯한 시리즈’는 미역국, 된장찌개, 김치찌개, 추어탕 등을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자연원료를 사용해 그대로의 맛을 내기 위해 최소한의 식품첨가물만을 사용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불필요한 첨가물을 뺀 웰빙 제품을 구매하던 소비와 최소한의 물건만 구매하는 미니멀 소비가 트렌드가 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제로·미니멀 마케팅 개념이 ‘가치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며 더 확장됐다. 불필요한 포장재를 덜어낸 간결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즉 웰빙과 실용성을 넘어 가치의 영역까지 확산된 것이다. 식음료업계도 라벨을 비롯환 플라스틱 포장과 잉크 등을 감축한 패키지를 도입하고 있다.

제로 마케팅으로 성공적 사례를 구축한 코카-콜라는 최근 라벨을 제거한 ‘라벨프리’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미니멀 마케팅에도 앞장서고 있다. 국내 탄산음료 최초 무라벨 제품인 ‘씨그램 라벨프리’를 시작으로 먹는샘물 브랜드 ‘강원평창수’와 ‘휘오 순수’를 무라벨 제품으로 선보였다. 이후 국내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전 세계 최초로 코카-콜라 컨투어 병 디자인을 적용한 무라벨 페트 제품 ‘코카-콜라 컨투어 라벨프리’도 한국에서 출시했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스프라이트’, ‘태양의 식후비법 W차’, ‘토레타!’ 등 제품군에도 무라벨을 적용하고 있다”며 “플라스틱 경량화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 감축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신세계푸드도 지난 1월 한솔제지와 함께 지속가능한 자원 확대 및 친환경 포장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플라스틱 소재 대신 친환경 종이 소재를 활용한 포장과 용기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자연 분해되는 바나나 포장재를 개발한 데 이어 냉동 케이크 포장용 플라스틱 용기와 띠지 대신 종이 소재를 적용한 ‘친환경 케이크 패키지’로 ‘제12회 그린패키징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포장재 전반에 걸쳐 ESG 가치 실현을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오뚜기는 제품 패키지에 친환경 수성잉크인 플렉소 인쇄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사진=오뚜기]
오뚜기는 제품 패키지에 친환경 수성잉크인 플렉소 인쇄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사진=오뚜기]

오뚜기는 친환경 수성잉크인 ‘플렉소’ 인쇄설비로 제조한 포장재를 라면 제품에 적용한다. 오뚜기 측에 따르면, 플렉소를 통해 안전성 높은 친환경 수성잉크를 사용하며, 양각 인쇄로 기존 대비 잉크 사용량을 30% 이상 절약하고 연간 최대 약 1600톤의 잉크와 유해화학물인 유기용제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6월부터 진라면 봉지라면 매운맛·순한맛 제품과 케챂·마요네스 등 총 10개 품목의 낱개 속포장지를 플렉소 인쇄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추후 라면류 등 외포장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과거 제로·미니멀 마케팅이 건강과 소비행태를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여부에 영향을 줬다면, 최근의 제로·미니멀 마케팅은 오히려 소비자들이 자신의 가치를 기업의 마케팅 방식에 투영시켜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며 “가치소비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트렌드가 된 만큼, 최근 제로·미니멀을 앞세운 제품들은 인스타그램 등에서 ‘착한 ○○’로 불리며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 방식이 가치소비와 만나면 사회적 트렌드가 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은 물론 패키지까지 신경써야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따라서 제로·미니멀 마케팅은 한 동안 식음료 기업들의 필수 요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