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는 2022년 그 어느때보다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사진=유수현 기자]
식품업계는 2022년 그 어느때보다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사진=유수현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수현 기자] 올해 식품업계는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잇따랐다. 올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세계식량가격지수가 급격히 치솟았다. 6월 이후부터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서는 등 고환율이 식품업계를 옥죄면서 릴레이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

27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밀가루, 식용유, 설탕 등 생활필수품 33개 품목 올해 3분기 가격은 지난해 동기보다 평균 10.4% 상승했다.

전방위적 가격 인상과 더불어 화물연대 하이트진로 노조 파업, SPC 노동자 사망사고, 스타벅스 발암물질 검출 등 안전사고도 잇따랐다.

◇‘릴레이’ 가격 인상

식품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연이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라면도 가격을 올렸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국내 주요 라면업체는 3분기 라면 가격 출고가를 일제히 인상했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유업계도 가격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식품업계 뿐만 아니라 외식업계도 가격인상에 나섰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BBQ가 먼저 가격인상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한국맥도날드와 버거킹, KFC,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 패스트푸드업계를 비롯해 스타벅스와 할리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이디야 등 커피전문점도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2023년 새해를 앞두고 가격 인상을 예고한 곳도 다수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1월 1일 가격을 인상한다. 편의점 기준 코카콜라 500ml는 2100원에서 2200원으로, 1.5L는 3600원에서 3800원으로 오른다.

SPC그룹 경영진이 21일 양재 본사에서 열린 사고 대책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명욱 파리크라상 대표, 황종현 SPC삼립 대표, 허영인 SPC그룹 회장, 황재복 SPC그룹 대표, 도세호 비알코리아 대표. [사진=이뉴스투데이]
SPC그룹 경영진이 21일 양재 본사에서 열린 사고 대책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명욱 파리크라상 대표, 황종현 SPC삼립 대표, 허영인 SPC그룹 회장, 황재복 SPC그룹 대표, 도세호 비알코리아 대표. [사진=이뉴스투데이]

◇‘포켓몬빵’으로 웃고, 사망사고로 눈물 흘린 SPC

올해 상반기 SPC삼립 ‘포켓몬 빵’ 인기는 대단했다. 포켓몬빵에 추억이 있는 30~40대부터 어린이들까지 가져야만 하는 빵이었다. 실제로 SPC삼립의 포켓몬빵은 출시후 40여일 만에 1000만개가 팔렸다.

지난 10월 15일 SPC그룹 계열사 SPL 평택 제빵 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샌드위치 만드는 기계에 끼어서 숨졌다. 허영인 SPC 그룹 회장이 나서서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사고 이후 대응 과정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경위 파악을 수차례 지시하기도 했다.

◇hy에서도 ‘끼임’ 사고

지난 4일 hy(한국야쿠르트)의 100% 자회사인 비락 대구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우유 박스를 세척실로 옮기는 리프트 설비에 끼여 사망했다.

이번 사고도 SPC와 같은 ‘끼임’사고로 hy 사고가 발생한 리프트 설비에는 인터록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유수현 기자]
[사진=유수현 기자]

◇하이트진로, 화물연대 파업으로 ‘몸살’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이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임료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부분적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 100여명 서울사옥 몰려와 본사 로비를 봉쇄하고 10여명 옥상서 농성을 벌였다. 인화물질인 ‘시너’를 들고 들어와 본사 직원 출근을 막았다.

파업으로 하이트진로가 입은 피해는 직접 피해 60억원, 간접피해 2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재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48명을 특수건조물침입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발암물질이 검출된 '서머 캐리백'. [사진=이지혜 기자]
발암물질이 검출된 '서머 캐리백'. [사진=이지혜 기자]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검출

스타벅스는 여름 한정판 소비자 증정품인 ‘서머 캐리백’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 폼알데하이드는 독성을 가진 물질로 각종 건설 자재에서 발생해 새집 증후군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스타벅스는 이벤트 실시 이래 처음으로 증정품을 전량 폐기, 대체 상품을 준비했다. 하지만 스타벅스를 신뢰하는 소비자는 소수였다. 이 사건으로 송호섭 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이사가 국정감사장까지 불려갔다. 신세계는 이번 사태를 엄중히 인식하고 송 대표를 경질하고 그 자리에 손정현 대표를 앉혔다.

이 외에도 스타벅스는 샌드위치 내용물 부실 논란으로 소비자의 질타를 받았고 지난 4월에는 종이빨대의 휘발유 냄새 발생 등 품질 논란으로 제품을 전량 리콜했다.

[사진=유수현 기자]
[사진=유수현 기자]

◇역사속으로 사라질뻔한 ‘푸르밀’

‘범 롯데가’ 푸르밀은 10월 17일 경영난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사업종료’를 발표했다. 350여명의 직원, 5000여개 대리점, 100여개 운송업체, 25개 낙농가 농민들이 반발했다.

우여곡절 끝에 푸르밀은 11월 10일 인력의 30%를 구조조정하고, ‘흑자경영’이란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사업종료 선언을 철회했다.

슈퍼두퍼 매장 전경. [사진=bhc그룹]
슈퍼두퍼 매장 전경. [사진=bhc그룹]

◇프리미엄 버거 시장 ‘대격돌’

올해 국내 버거 시장에 글로벌 수제버거 업체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먼저 BHC는 미국 서부지역의 인기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버거’를 강남에 열었다. 한화갤러리아도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을 론칭한다고 밝혔다.

수제버거 전문점 고든램지 버거의 캐주얼 레스토랑 버전인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도 내년 초 서울에 상륙한다. 이런 추세에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등은 프리미엄 버거에 맞서기 위해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기도 했다.

◇해외로 눈 돌리는 식품·외식업계

올해는 식품·외식업계는 내수시장 한계를 느끼면서 해외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풀무원은 최근 베이징 파스타 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대상은 폴란드에 김치 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농심도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제2공장 준공식을 마쳤다.

외식업계도 마찬가지다. 제너시스BBQ는 지난 1일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직영 2호점을 열었다. bhc는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매장 추가 오픈을 검토 중이다.

[사진=CJ제일제당]
[사진=CJ제일제당]

◇식품기업, 앞다퉈 내놓은 ‘비건’ 제품

올해 식품기업들은 건강한 식생활과 가치소비 트렌드에 주목해 비건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비건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통해 ‘비건 왕교자’, ‘비건 김치’ 등을 출시했고, 풀무원은 비건 브랜드 ‘식물성 지구식단’을 론칭했다. 신세계푸드는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하고,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캔햄’을 공개했다.

◇롯데푸드·롯데제과 합병

지난 7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통합법인 ‘롯데제과’가 탄생했다. 이로써 롯데제과는 매출 3조7000억원 규모 국내 2위 종합식품기업으로 우뚝 섰다. 합병은 롯데제과가 존속 법인으로서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는 구조다.

롯데제과는 제품 합리화, 가격 경쟁력 제고, 수출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 또 국내 사업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 사업은 롯데 브랜드 정착과 육성 방안을 적극 추진하며 수익구조를 더욱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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