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컬렉터스 초이스]
[사진=컬렉터스 초이스]

[이뉴스투데이 정영미 기자] “사람의 안목을 담는 하나의 도구로써 컬렉팅을 재미있게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미술’이라는 예술 장르를 두고 고민하는 이를 크게 셋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시를 즐기고 작품을 보는 취향이 생겼지만 작품 구매에 어려움을 느끼는 초보 컬렉터 ▲작품 세일즈에 한계를 느끼는 갤러리 ▲자신의 작품세계를 좋아하는 컬렉터와의 소통에 갈증을 느끼는 작가다. 스타트업 컬렉터스 초이스가 이들이 느끼는 문제를 ‘경험’ 중심의 커뮤니티로 해결에 나섰다. 

작가 지원을 위해 15년간 운영된 비영리 사회적 기업 (사)캔 파운데이션(이하 캔)과 캔의 큐레이터인 윤수정 대표가 의기투합해 설립한 컬렉터스 초이스는 미술애호가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아트 스타트업이다. 한국 미술계의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고 편안한 커뮤니티 기회를 만들어 작가, 갤러리, 컬렉터의 똑똑한 상생관계를 만들어가는 게 이들의 목표다.

[사진=컬렉터스 초이스]
[사진=컬렉터스 초이스]

윤수정 대표는 국내외 아트페어를 경험하며 국내와 다른 해외의 컬렉팅 문화에 주목했다. 해외에서는 작가의 작품세계와 가치관이 작품에 어떻게 드러나는지 토론하고 갤러리가 가진 비전에 접근하는 컬렉팅 문화가 형성돼 있다. 컬렉팅이 그 사람의 안목을 담는 하나의 장치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컬렉팅은 투자 가치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윤수정 대표의 설명이다. 윤수정 대표는 다소 경직된 국내 컬렉팅 문화를 해외 사례와 같이 재미있고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고자 컬렉터스 초이스를 창업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이 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운 커뮤니티 서비스 ‘아트클럽’은 NFT 강연, 갤러리 투어, 작가 작업실 방문, 오픈렉처와 아트페어 패키지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 초보 컬렉터를 미술시장으로 유입했다. 이로써 진입장벽을 느꼈던 초보 컬렉터의 거래가 이루어졌고, 컬렉터가 소장 작품을 판매하는 리세일마켓도 진행됐다. 

컬렉터스 초이스는 2022년 11월까지 20개의 아트클럽을 운영했는데 2023년부터는 매년 120개 이상의 아트클럽을 개설해 커뮤니티를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성장하고 있는 영 갤러리, 미들급 갤러리와의 탄탄한 협업 구조와 오프라인 팝업 이벤트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상반기 아트클럽 가입회원 수를 1만 명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수정 대표는 “컬렉팅이 투자개념으로써 어려운 분야가 아니라 재미있다는 걸 증명하며 국내 미술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컬렉터스 초이스를 이끌어가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다음은 윤수정 컬렉터스 초이스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외국과 우리나라의 컬렉팅 문화에 어떤 차이를 느끼나.

A. 해외 컬렉터들은 새로운 미술을 만나는 장소로 아트페어를 즐기고 다양한 이유로 작품을 구매한다. 예를 들자면 파리의 한 컬렉터는 곧 태어날 자신의 첫 손주에게 줄 선물로 한국 젊은 작가의 키네틱 작품을 구입했다. 그리고 1년뒤 갤러리 메일로 아이의 첫 생일에 키네틱 작품을 보며 즐기는 손주의 영상을 보내주셨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컬렉팅이 안목을 대물림하고 일상의 풍요를 채우는 행위로 인식된다. 반면 국내에서는 투자가치에 많이 집중하는 편이다. 국내 아트페어에서 가장 많은 질문이 “이 작가 오를 것 같나요?”, “투자해도 되나요?”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외 문화와 같이 무형의 가치를 채우는 삶의 수단으로 컬렉팅을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Q. (사) 캔 파운데이션과 스타트업 컬렉터스 초이스의 역할이 어떻게 나뉘는지.

A. 캔은 현대미술 작가지원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전개하면서 미술계 내 네트워크와 데이터, 콘텐츠가 쌓여있다. 특히 캔의 김성희 기획이사님은 파라다이스 미술 자문을 오래 하셨고 학교에서 제자 양성도 하고 계시다. 그 밖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험과 풍부한 지식으로 컬렉터스 초이스의 리소스와 네트워크를 관리해 주신다. 캔이 전수해주는 지식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나는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역할을 한다.

Q. 아트클럽 회원의 반응이 궁금하다.

A. 다들 즐거워 하고 설명도 열심히 듣는다. 특히 작가 작업실에 방문한 아트클럽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컬렉션을 보유한 컬렉터도 작가를 직접 만날 기회는 많지 않기 때문에 더 관심이 뜨거웠다고 본다. 또 참가자들간의 네트워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대화 자체가 즐거울 수밖에 없다.

Q. 아트클럽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A. SNS를 활용해 국내 미술관과 갤러리, 해외 작가 등 컨텐츠를 다채롭게 제공하고 있다. 홈페이지 안에서는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해 회원들 간의 비공식적인 교류가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거기서 쌓이는 데이터도 컬렉터스 초이스의 운영에 유용할 거라 생각한다.

Q. 컬렉터스 초이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되나.

A. 아트클럽에 가입하는 회원의 멤버쉽 비용, 아트클럽 통한 작품 판매 수수료 15%, 리세일 마켓 수수료로 수익을 낸다. 특히 리세일 마켓의 경우 해외에서는 판매 수수료를 작가에게 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가시화되지 않은 시장 질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리세일마켓이 진행되면 작가에게 1~2% 정도의 수수료를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하고자 한다.

Q. 컬렉터스 초이스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A. 지금도 많은 컬렉터들이 지인 소개로 미술시장에 발을 들이고 작품 가격, 투자 가치에 집중한다. 나는 미술이 우리가 사는 세계를 다른 방향으로 볼 수 있게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트클럽에 참여하다 보면 전시회가 더 재미있어지고, 작가와 작업실에서 놀 수도 있고, 취향이 닮은 사람들끼리 네트워킹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그런 커뮤니티 경험이 건전한 컬렉팅 문화로 이어질 거라 믿는다. 컬렉터스 초이스를 통해 건강한 아트 컬렉터를 육성하고 미술계의 채널을 다각화함으로써 삶이 더 아름다워지고 세상이 더 풍성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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