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트비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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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정영미 기자] “4년간 배운 걸 모두 쏟아붓는 미술대학생의 졸업작품 시장은 주목받을 가치가 충분합니다.”

인지도, 투자 가치, 소수 컬렉터의 고가 거래가 주를 이뤄왔던 미술시장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전국 미술대학 졸업작품 거래 플랫폼 ‘아트비기너’다. 이태환 아트비기너 대표는 이른바 ‘부자의 취미’로 여겨졌던 미술시장을 활성화하는 첫걸음으로 미술대학생의 졸업작품거래가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거라 확신하고 있다.

그가 확신하는 시장의 잠재력은 전국 147개 순수미술학과의 4500여명 졸업생이 제작하는 졸업작품의 가치다. 졸업작품은 대개 평균 400호 사이즈의 큰 작품인데 호당 가격을 고려하면 최소 180억의 시장이 매년 형성되는 셈이다. 그리고 180억의 시장은 4년간의 배움과 정성이 응축된 예비 신진작가들의 가능성을 대변해준다.

이 같은 미술시장의 특성을 파악한 이태환 대표는 미술대학생의 졸업작품과 미술품 구매를 원하는 초보 컬렉터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써 아트비기너를 기획했다. 아트비기너에서는 미술대학생의 졸업작품을 등록하고, 자연스럽게 국내 졸업전시회 아카이브 자료를 축적하게 된다. 

아트비기너에 작품이 등록되면 일일이 갤러리를 통하지 않고도 쉽게 미술거래가 이루어진다. 작품 구매 고객은 미술거래 경험이 적은 초보 컬렉터,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신혼부부와 자영업자 등 가치소비를 즐기는 MZ세대로 예상된다. 여기에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도록 MBTI에 따른 취향분석 작품 매칭 서비스, SNS를 통한 자체 컨텐츠 제작과 작가 홍보 등으로 작가와 컬렉터의 상호 교류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이태환 아트비기너 대표는 수도권 내 8개 미술대학과 교류하며 150여명의 미술대학생과 플랫폼 입점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아트비기너에 등록될 작품이 많을수록 초보 컬렉터의 유입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지금은 스마트스토어에서 거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늘의집, 이케아 등 인테리어 관련 플랫폼도 활용 예정이다. 자체 플랫폼으로써 앱 개발도 착수한 상태다.

2023년 법인 설립을 앞둔 아트비기너는 연말부터 자체 컨텐츠와 홍보활동 비중을 높이고, 2023년 상반기까지 작품 매칭 서비스를 배포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앱 출시와 아시아 진출도 계획 중이다. 이태환 아트비기너 대표는 “우리나라 전 국민이 1인 1미술품 구매를 하는 날까지 쉽고 편한 미술시장을 조성하는 게 목표”라며 포부를 전했다.

[사진=아트비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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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태환 아트비기너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아트비기너의 창업은 언제부터 계획했나.

A. 대학에 입학은 했지만 취업을 위해 스펙을 준비하진 않았다. 오히려 군대에서 열심히 읽은 스타트업 관련 서적들 덕분에 취업 대신 창업으로 성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 미술을 좋아해서 경매사나 갤러리에 자주 드나들었고, 지인의 졸업전시회에서 감동을 받았던 경험이 쌓이다 보니 창업아이템을 고민할 때 자연스레 미술 거래 플랫폼을 기획하게 됐다.

Q. 기존 미술시장에서 아트비기너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A. 지난해 미술시장은 전년대비 2배 가까운 거래액을 기록하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갤러리나 화랑은 여전히 불투명한 가격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큰손’들이 좌우해왔던 미술 시장은 진입장벽을 낮추고 쉽고 편한 미술품 거래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미술시장의 주요 구매층은 MZ세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금껏 다소 폐쇄적이고 소수 컬렉터 중심으로 형성되던 미술시장을 초보 컬렉터도 부담 없이 도전하는 시장으로 변화하는 데 아트비기너가 일조할 수 있다고 본다.

Q. 아트비기너가 진입하려는 저가 미술시장의 잠재력은 무엇인가.

A. 2021년 미술경매 거래 중 500만 원 미만 저가작품의 비율은 약 80%로 1만6800여건이었다. 적지 않은 수다. 그만큼 저가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에 미술대학생의 졸업작품이 영입돼 가치와 가능성에 투자하는 시장이 형성될 거라 기대한다. 4년의 공부 끝에 탄생한 작품들이고 지금은 졸업작품이지만 작가가 훗날 유명해진다면 희소성 높은 초기작이 되는 것이다.

Q. 미술품 구매에 관심있는 MZ세대에게는 어떤 이점을 전할 수 있나.

A. 초보 컬렉터 입장에서는 어디서, 어떤 작품을, 얼마에 사야할 지 판단하고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많고 그로 인해 진입장벽이 생긴다. 아트비기너에서는 Tasty art라는 작품 매칭 서비스를 제시할 예정이다. MBTI를 기반으로 자신의 취향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작품을 매칭하고자 한다. 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신진작가의 작품을 소장한다는 점이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의 구매욕구를 충족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 

Q. 현재 팀 빌딩이 마무리된 상태다. 아트비기너는 어떤 조직인가.

A. 현재 영상 분야, 기획 분야 각 프로덕트 매니저 3명과 함께하고 있다. 프로덕트 매니저들은 영상 기획과 컨텐츠 제작에 매우 유능하다. 팀원 모두 아트비기너 서비스에 꼭 필요한 인재로 구성됐으며 함께 프로젝트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서로 호흡이 잘 맞고 업무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다.

Q. 해외진출 계획도 있나.

A. 지난해 크리스티 경매에서 베트남 출신 작가 작품이 1억원 넘는 가격에 거래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미술시장이 베트남에 주목하고 있고 미얀마, 라오스 등 아시아 국가에 발굴되지 않은 신진작가가 많다는 점을 알게 됐다. 그래서 아시아 국가 미술업계, 작가들과 네트워크를 시도하고 있다. 네트워크 추이에 따라 해외 지사 설립과 앱 출시를 염두에 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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