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시장의 악화로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 위한 청년 구직자들의 지원이 빗발치면서 올해 가스공사 공채가 역대 최대치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래픽=고선호 기자]
채용 시장의 악화로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 위한 청년 구직자들의 지원이 빗발치면서 올해 가스공사 공채가 역대 최대치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래픽=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한국가스공사의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경쟁률이 역대 최대치인 1000대 1을 기록했다.

이에 윤석열 정부 들어 대대적인 감축이 이뤄진 공공기관 및 공기업 신입 공채 규모의 축소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2022년 한국가스공사 일반직(신입, 경력), 별정직 채용공고’과 관련, 총 83명 모집 중 1만1033명이 몰려 평균 132.9대 1을 기록했다. 특히 2명을 뽑는 전기부문 일반직에서는 2237명이 몰리면서 지원률이 경우 각각 1118.5대 1까지 치솟아 공기업 역대 최대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각 부문별 지원률을 살펴보면 △기계 613대 1 △경영 562.2대 1 △화공 283.67대 1 △IT 262.5대 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새롭게 신설된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81.67대 1을 기록하며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가스공사 지원자 A씨는 “지원자는 매년 많이 늘고 있는데 채용 인원이 줄어든다고 하니 경쟁률이 너무 높아 걱정이 된다”면서도 “높은 연봉이나 우수한 복지 정책 등을 감안하면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특히 가스공사는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보수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급격한 경쟁률 상승세는 안정적인 공공부문 근로의 여건을 지향하는 청년 구직자들의 성향이 반영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직무별 경쟁률 현황. [표=가스공사]
직무별 경쟁률 현황. [표=가스공사]

가스공사의 경우 평균 4600만원이 넘는 신입사원 초임 연봉 등 상대적으로 높은 초임 보수와 복지 제도로 청년 구직자들의 지원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일반정규직으로 범위를 확대했을 때 평균보수는 올해 예산 기준 인당 9162만원으로, 전체 공기업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책정됐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공채의 경우 통상적으로 원서 접수 시 자기소개서를 받는데 이번의 경우 생략되다 보니 응시 편의성이 높아져 지원률이 올랐다고 판단한다”며 “특히 일반직 채용 수요가 많이 높아졌으며, 그 중에서도 고졸채용과 경력직 채용에 지원자가 쏠리다 보니 전체 경쟁률이 올라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공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쟁률 심화 현상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된 공기업 신규 채용 감소 추세에 따른 여파로도 풀이된다.

앞서 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 고강도의 개혁을 주문함과 동시에 ‘비대해진 인력 구조’에 대한 대대적인 수선을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공기업 채용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번 가스공사 신입 공채에 많은 인원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 상반기 신입직원 채용(정규직, 무기계약직, 비정규직, 체험형 청년인턴 등) 인원은 총 4886명으로, 지난해 같은 상반기 5073명 대비 3.7% 감소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 2020년 상반기(1만3명)와 비교해서는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최근 한국전력의 경영난에 따라 정부가 자구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하반기 공기업 공채 규모는 더욱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공기업 관계자는 “취준생들뿐만 아니라 현직자들도 얼어붙은 공기업 채용시장을 체감하고 있다. 좁아진 등용문에 너무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수년간 지속된 코로나19 사태와 사기업의 공채 축소 등의 여파로 채용 기회가 사라지면서 공기업 공채에 더 많은 지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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