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열 정치사회부장
안중열 정치사회부장

윤석열 대통령이 ‘MBC 기자와 비서관 공개 설전’ 사태로 취임 후 194일 동안 61회에 걸쳐 대통령실 출입기자단과 진행해왔던 약식기자회견(도어스테핑)이 21일 잠정 중단했습니다.

용산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대국민 소통창구 약식기자회견이 대통령의 애정도 깊게 담긴 만큼 전면 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전망입니다만, 지난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간 언쟁 이후 나온 결정이자 사실상 MBC에 향한 경고로 언론 통제와 정화 사이에서 여론 갈라치기는 분명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지난 9월 윤 대통령의 뉴욕 방문 당시 MBC의 자막 보도 논란부터 최근 대통령실 참모와의 공개 설전까지 MBC 기자의 언행 등을 근거로 10가지 ‘악의적인 행태’를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20일 오후까지도 기자와 비서관과의 마찰과는 무관하고 외교 인사, 정당 인사 등 대통령실 출입이 노출 우려로 설치된 가림막의 오해를 풀고자 했던 대통령실 입장은 하루 만에 결정된 도어스테핑 중단으로 무색해졌고요.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도어스테핑 중단 여부와 별개로 논란을 빚은 MBC 기자에 대해 처분을 요구하는 시그널을 보내기 전 의견이 분분했는데,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윤 대통령 출근 직전인 이날 오전 8시 54분 언론 공지를 통해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됐고, 그 취지를 잘 살릴 수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도 격의 없는 소통을 목적이 고성 등으로 취지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도어스테핑 중단의 이유를 강조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8일 출근길 문답에서 MBC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MBC 전용기 탑승 배제’와 관련해 공세적인 질문을 던지고, 대통령 퇴장 후 해당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충돌로 시작됐는데요.

대통령실은 슬리퍼 차림에 팔짱을 끼고 던진 질문에 대한 태도와 참모진과이 설전 논란이 도어스테핑 중단의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하면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지난 7월 코로나19 재확산 당시와 지난달 31일부터 일주일간 ‘이태원 압사 참사’에 따른 국가애도기간에 맞춰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적이 있지만, 내부 관리 과정에서 벌어진 불협화음으로 인해서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현재 상황이 이어진다면 도어스테핑 재개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MBC에 대한 출입기자 교체 요구나 징계 등이 대통령실 차원의 후속 조치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조치 결정을 두고 권위적인 발상이자 이른바 ‘뒤끝’ 대응이라는 지적과 불통 정부라는 비판마저 나옵니다.

특히 순방 기간 벌어졌던 대통령의 실언과 대통령실의 무능한 대응의 책임을 언론으로 돌리는 행태가 지적과, 소통에 대한 거부와 언론과 국민 사이에 벽을 세우려는 시도로 불신의 벽을 세우려는 대통령실의 의도에도 물음표가 붙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도어스테핑은 용산시대를 상징하면서도 국민과의 소통창구로 자리를 잡았고 대통령의 애정도 담긴 만큼 전면 폐지로까지 갈지는 미지수입니다.

대통령실이 도어스테핑 전면 중단이 취재권 제한과 MBC 1호기 탑승 배제와 함께 여론전에 활용될지를 놓고 깊어지는 고민 지대에서 내놓을 해법이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MBC와의 대결구도에 벗어나 언론과 국민과 하고자 했던 격의없는 소통의 처음 취지를 되살렸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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