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김찬주 기자]
뇌물수수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김찬주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찬주 기자] 검찰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을 뇌물수수 혐의로 자택과 의원실 등을 국회 회기 중에 압수수색했지만 민주당은 대응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4선 중진의 노 의원은 검찰의 야당탄압과 자신의 결백 주장하며 ‘단신(單身)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원내1당이자 제1야당의 품격도 중요해서다.

‘동료 의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홀로 기자회견장에 섰다’는 게 노 의원 측의 설명이지만,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에 당 차원 방어에 관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노 의원은 전날(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신상발언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이번 수사는 철저히 계획된 야당탄압의 시나리오”라면서 “야당 중앙당 압수수색에 이어 야당 의원에 대한 무도한 압수수색은 윤석열 정부에 반대하는 이들 목을 모두 쳐내겠다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와 한동훈 검찰은 저를 시작으로 수많은 야당 의원들을 엮을 것이고 그 칼날의 끝은 결국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하게 될 것”이라며 “저는 결백을 증명하는데 제 ‘정치생명’을 걸 것이며, 정치보복 수사와 광란의 칼춤에 대해서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명 대표가 받는 대장동 의혹 등과 관련, 검찰이 측근 인물들에 압수수색과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반발 기자회견에 동참해왔다.

다만 4선의 중진임에도 이날 홀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는 노 의원에 대한 지원사격은 없었다.

이와 관련 노 의원 측 관계자는 이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노웅래 의원 스타일상 다른 의원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그랬던 것”이라며 “누가 도와줄 필요 없이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 절차의 위법성과 관련, 준항고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신중모드다.

민주당 관계자는 18일 이뉴스투데이와 만나 ‘검찰의 노 의원 압수수색에 당이 소극적 반응을 보인다’고 묻자 “우리도 그 부분에 대해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면서도 “예상치 못했던 압수수색이었고, 당은 사실관계를 조금 더 확인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에 앞서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당원들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에 앞서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당원들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 의원의 나홀로 기자회견은 앞서 검찰이 지난달 19일 이 대표 측근인 김용 부원장을, 지난 9일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자 총력방어에 나섰던 민주당의 모습과는 달랐다.

김 부원장 압수수색 당시 민주당은 ‘비상동원령’을 내려 국정감사 일정도 내팽개친 채 당사 앞에 모여 검찰 수사관들의 입장을 몸으로 막았고, 정진상 정무조정실장 압수수색 때는 당사 셔터를 내리면서 반나절가량 대치를 이어갔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따른 항의 차원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까지 전면 보이콧했는데, 이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반면 노 의원의 단신 기자회견이 애초 ‘정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외 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검찰의 김용 부원장, 정진상 실장 압수수색에 민주당이 총출동한 모습 자체가 ‘비정상’”이라면서 “개인적 의혹이나 혐의에 대해서는 스스로 해결을 해야 하는 게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노 의원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당에서 소극적 대응한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원래 이렇게 스스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공당이 (뭉쳐)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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