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군산조선소가 재가동을 선포했다. 무려 5년여 만으로 내년 1월부터 본격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군산조선소가 재가동에 들어가기까지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업황 침체로 지난 2017년 7월 가동 중단 직후 군산시에서는 지자체와 지역경제·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조선소 가동 재개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수시로 열렸다. 그만큼 군산조선소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는 방증이다.

이후에도 전북지사, 군산시장 등 지자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 전북도의회 등이 현대중공업 측에 군산조선소 재가동 가능성을 종종 타진했다. 특히 조선업종이 수주 호황에 들어선 지난해 상반기에는 일각에서 군산조선소 재가동이 임박했디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조선소 재가동에 거는 기대는 업계 안팎으로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벌써부터 군산조선소가 탄탄대로를 달릴 것처럼 예단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재가동으로 대규모 생산유발효과와 인구유입효과를 실현해 지역경제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한 지역연구기관의 전망도 이를 거들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치 않다. 정상화에 도달하기까지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우선 조선소 작업현장 특성상 다수 협력업체 확보는 필수적이다. 선박 건조에 필요한 도장, 용접, 판금 등 핵심 공정을 이들 업체가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동 중단 후 협력사 80% 이상이 폐업하고, 6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어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대중공업 측이 재가동 전까지 10개사, 최대 1000명의 인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더욱이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이 얕은 서해안에 위치한 군산조선소의 입지 조건이 선박 건조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나온 바 있다.

아울러 충분한 물량 확보도 조선소 재가동 성패의 관건이다. 현재 국내 조선업 수주잔량이 3~4년치에 달하지만, 경기 사이클상 하락세에 들어 물량 감소를 맞이하는 상황에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일단 군산조선소는 내년 한 해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에 필요한 블록 약 10만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제 첫 발을 내딛는 만큼, 아직 갈 길이 멀다. 장밋빛 희망부터 섣불리 품기보다는 냉철한 전략으로 차분히 미래를 구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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