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자동차 부품업계의 시름이 크다. 부품사들은 전기차 전환 시기에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분야 중 한 곳이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이 현저히 줄어들고 그나마도 전기차 전용으로 기술이 바뀌어 활용도가 크게 줄어서다.

“수리해달라고 들어와도 고칠 줄 몰라 돌려보내는 일이 많아졌어요. 정비 일 배운 지 30년인데 요즘 같은 때는 처음이에요.”

한 개인 자동차 공업사 사장의 푸념이다. 앞으로는 이럴 일이 더 많아질 예정이다. 갈아 끼울 부품도 없거니와, 고칠 기술력이 전무한 업체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친환경차 전환에 부품업계와 더불어 속이 타는 건 정비업계다. 불경기 속에 한 차라도 더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전기차는 고스란히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수치로 잘 드러난다. 지난 5월 한국수출입은행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체 사업체 수는 지난 10년간 가장 많았던 2015년 4598개에서 2019년 4163개로 10% 가까이 감소했다. 현재는 내연기관차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그 규모가 더 축소된 상태다.

이처럼 업계 전반이 쪼그라드는 사이 현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갈 곳을 잃었다. 정부가 미래차 정비 관련 인력 교육을 늘린다고는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때마침 단비와 같은 소식이 들린다. 현대차가 5조2000억원을 들여 부품업계와 상생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까지 호평과 함께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어, 부품업계에 크고 작은 영향을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현대차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도 적극 힘을 모으기로 했다. 차량 전동화 경쟁력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인재 양성에 힘쓰고 미래차 정비 교육 개발 및 예산 지원 등에 나설 계획이다. 전기차 부품 관련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을 발굴, 컨설팅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 정부, 유관기관 등은 부품업계의 전동화 전환 가속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국내 자동차 산업의 질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유의미한 판은 깔렸고, 이제 남은 건 부품업계의 몫이다. 부품과 관련한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새로운 정비 기술도 열린 마음을 받아들일 시점이 도래했다. 낙심만 할 때가 아니다. 그러기엔 전기차가 우리 곁으로 오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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