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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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우울증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깥으로 향하는 공격성이 바깥 대상을 찾지 못해서, 나에게로 향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후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전염병 자체에 대한 두려움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당연했던 일상이 무너진 탓이다. 인간관계는 물론,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렇게 지치고 답답하고 막막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가 최근 한빛비즈에서 출간됐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무언가에 지치고 답답한데, 그게 뭔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더 답답할 때가 있다. 이런 날들이 금방 지나가면 정말 다행이겠지만, 끝이 보이지 않아 막막하고 그래서 불안하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덕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기에는 구체적으로 대놓고 저항할 수 있는 외부의 대상도 없다”며 “누가 언제 어떻게 이 나쁜 바이러스를 퍼뜨렸는지,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하는지,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또 다른 답답함이 나에게 올 것 같은 모호함과 막막함 그 자체가 우리를 더 힘들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록밴드 ’노브레인‘ 보컬 이성우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많은 사람처럼 그도 팬데믹을 겪으며 불안장애와 불면증을 얻었다.

먼저 공연이 줄었다. 한 달에 수십 번씩 마음껏 뛰어놀던, 놀이터 같았던 공연장에 가는 일도 한 달에 한 번이 될까 말까였다. 당연히 수입도 줄었다.

이성우는 “저도 힘든데 주변 사람들로부터 힘들다는 말을 계속 듣다 보니, 불확실한 오늘과 내일, 거기에 억눌린 욕구들까지 더해져 걱정과 스트레스라는 괴물이 계속 꿈틀거리다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이런 그에게 설상가상으로 더 큰 시련이 찾아왔다. 목에 문제가 생긴 것. 25년 차 록밴드 보컬로서 그동안 성대 하나는 자신 있었고 강철 성대라 자부했는데,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듯한 절망감이 덮쳤다”며 “가뭄에 콩 나듯 있던 무대에서 끙끙대다 내려오면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미칠 것 같았고 밥을 먹어도 내가 이걸 먹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에 괴로웠다”고 회상했다.

‘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는 주인공 록커(이성우)와 전문의(한덕현)의 상담으로 전개된다.

한덕현 교수는 “록커는 개인의 이야기를 하지만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자신의 일상생활과 어렸을 적 일어난 일들을 통해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대신 이야기해주고 있다”며 “이 책에서 여러분은 좋은 말이나 교훈을 얻기보다는 록커(우리)가 내민 과거와 현재를 그냥 물 흘러가듯 각자의 방식으로 느끼고 생각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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