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지난 26일 8명의 사상자가 나온 대전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화재사건에 대해 원인 조사와 현장 감식이 한창이다. 건물 자체가 지은 지 2년이 채 안된 데다 수 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기에 정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 화재사건에 때아진 전기차가 유력한 범인으로 가장 먼저 지목됐다. 불이 난 건 오전 7시경으로 소방당국의 공식 발표가 있기도 전인 같은 날 오후,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많은 이들은 ‘전기차 화재’를 떠올렸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언론도 전기차 화재를 원인으로 부추겼다. 수 백개의 기사에서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원인 전기차 추정’과 같은 제목과 내용을 내보냈기 때문이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기사들을 근거로 하루 종일 갑론을박을 벌어졌다. “전기차 계약했는데 불안해서 못 사겠다”, “아직 원인도 안 나왔는데 전기차로 몰아가나”, “관련 뉴스 제목에 ‘테슬라’라고 안 써있는거 보니 국산 전기차인가보다” 등 각종 우려와 억측, 조롱까지 난무했다.

이 때문인지, 화재 진화 작업 도중 대전 소방 관계자가 나서 “현대아울렛 화재 사고가 전기차와 관련이 없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장 브리핑에서 “원인은 정확한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다. 이번 화재 원인을 전기차로 속단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화재가 난 주차장의 전기차 충전소를 관리하는 업체도 부랴부랴 입장문을 냈다. “충전기 기록 확인 결과 화재 시간 당시 충전하는 차량은 없었다. 전기 충전 중인 차량에서 난 화재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후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이번 화재 현장감식단의 1차 합동감식 결과 “최초 발화 지점 근처에 있던 1톤 트럭은 연료통이 있는 걸로 보아 내연기관 차량으로 추정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안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발생한 테슬라, 현대차 아이오닉5 등 전기차 화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다른 화재사건에 비해 집중 조명을 받으며 크게 부각돼 왔다.

전문가들 역시 다양한 창구를 통해 전기차가 화재에 취약하다는 점을 공공연히 알렸다. 특히 이미 불이 난 경우엔 특히 진화가 어렵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정이 이렇자 소비자들의 불안은 불신(不信)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개발 이력이 매우 짧은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정부의 확대 정책을 지켜보며,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남은 숙제는 정부의 몫이다. 공격적인 친환경차 확대 정책에 앞서 안전성에 대한 부풀어 오른 불안감과 공포심을 불식시키는 게 순서다.

더 확실한 규제와 검증절차를 통한 전기차 주행의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과 진화 방법 등을 알리는 것도 좋다.

전 세계의 ‘탄소중립’ 정책을 헐레벌떡 쫓아가는 친환경차량 보급 실적은, 소비자 누구나 전기차의 안전성을 신뢰하는 그다음이어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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