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수현 기자] 얼마전 맘스터치가 ‘마이애미 프로필 사진전’을 연다는 공지를 봤다. 당첨되면 미국 마이애미행 항공권을 주는것인가 잠시 생각했다.

문구를 읽어보니 자신의 어머니 프로필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스낵볼을 증정하는 행사였다. 

세상에 어떤 자식이 스낵볼 하나 먹으려고 어머니를 낮춰부르고 희화화까지 한 행사에 참가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보다 이런 기획이 실무자 제출로부터 여러 상급자를 거쳐 최종 통과됐다는 점이 놀라웠다. 

물론 이 이벤트명이 논란을 야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새로운 제품이 하루가 멀다하고 출시되는 경쟁속에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 눈길을 단박에 사로잡기 위해 신선하고 창의적인 제품명을 내놓으려고 했겠다.

기업은 MZ세대라고 재미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실제로 몇몇 MZ세대 이 문구를 보고 신박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다수는 불쾌해 하며 즉시 수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게 같은 세대여도 누군가에겐 재미가 될 수도 누구는 불편할 수 있다.

어디 비단 이번 일뿐이랴.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으며 소비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기업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신선한 마케팅에만 열을 올리다가는 결국 선을 넘게 된다. 

또한 MZ세대 소비자는 예전 기성세대와는 다르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서 성취감을 느끼는 세대이며 좀처럼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가는 법이 없다.

윤리와 도덕에 민감해 문제 의식을 느껴 선을 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바로잡을 대상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행동해 불매운동을 전개하기도 하고 능동적으로 동참하기도 한다.

이런 세태를 보면 유통업계 흥망성쇠 열쇠는 MZ세대가 쥐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MZ세대의 눈길을 사로 잡기에만 급급하다가는 공감 능력 떨어지는 문구로 오히려 수렁에 빠질 수가 있다. 

기업이 MZ세대를 제대로 사로 잡으려면 무분별한 마케팅보단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 재미를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지성인이라면 단어나 문구가 혹시 불쾌하지는 않을지 한 번 생각해보기 그리 어려운일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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