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영 명동연세이비인후과 원장.
유신영 명동연세이비인후과 원장.

환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중이염이라는 병명을 들어왔기 때문에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잘 모르는 분도 많고 중이염 종류도 꽤 많다. 또 이 중이염을 자연 치유하거나 약물 치료를 시도했을 때 호전이 없어 시행하는 중이염 수술 종류도 꽤 많다.

이 모든 내용을 다룰 수 없어 미리 정리해서 개념을 잡고 다음 단계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번에는 중이염 수술로 만성 화농성 중이염에서 시행하는 유양동 삭개술과 고실 성형술이다.

의료진이 만성 화농성 중이염이라고 진단할 때, 만성이라는 것은 3개월 이상 병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화농성이라는 단어는 고름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쉬울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환자들 중에서는 귀에 귀지 등이 물이나 땀에 젖거나 외이도 피부가 잦은 면봉 사용 등으로 인해 헐어서 진물이 나오는 것도 고름이라고 표현하는 이들이 중이염이라고 진단하고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고름과 다른 개념이고 이 진물은 세균감염이 동반될 수 있으나 비교적 세균 감염은 드물고 귀를 깨끗하게 닦아내고 세척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호전이 될 수 있어 고름에 대한 치료방침과 다르다.

이번에 말하는 화농성은 병원균에 의한 고름을 뜻한다. 그리고 마지막 단어는 중이염. 말그대로 중이, 즉 고막 안쪽에 있는 공기를 함유한 공간에 염증을 뜻한다. 즉 만성 화농성 중이염은 3개월 이상 지속적이든 간헐적이든 중이에 염증으로 인해 귀에 고름이 있는 상태로 정의한다. 

따라서 만성 중이염은 대부분 고막에 천공이나 유착 같은 고막에 이상소견을 동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이에 염증이 생기면 고막이 정상일 경우 고름이 나올 곳이 없으니 고막 천공을 만들게 되고 이 천공을 통해 고름이 나온다. 또 이미 천공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외부에서 세균이 침범해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경우 귀 전문의는 염증을 제거할 목적으로 수술을 권유한다. 염증을 수술로 제거하는 것은 더 이상 귀 때문에 항생제 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는 상당히 중요한 개념인데 그 이유는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면 세균들도 점차 강해져 나중에는 항생제에 잘 듣지 않는 내성균이 발생한다. 이것은 중이 안쪽인 내이를 침범해 신경 손상을 일으켜 난청을 심화시키는 것은 물론, 내성균에 의한 다른 상기도 감염인 부비동염, 기관지염,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코로나를 통해 폐렴이라는 질병이 얼마나 위험한 질환인지는 충분히 알려졌는데 이 내성균에 의한 폐렴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도 잘못하면 사망으로도 이를 수 있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술을 통한 중이 염증제거는 매우 중요한 치료 원칙이다. 

그런데 수술을 꺼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수술해도 재발이 잘 된다”라는 인식이다. 물론 진료실에서 이런 말을 하는 이들의 속마음을 수술하기가 무서워서 이렇게 말하는 이도 다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심지어 이비인후과 의사 선생님들 중에도 만성 중이염은 수술을 해도 재발을 잘하니 수술하지 말고 약으로 치료하라고 하면서 항생제를 수주, 심지어 수개월간 처방하면서 계속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라는 이도 간혹 있다. 특히 이런 경우는 대부분 내성균으로 인한 만성 중이염으로 진단이 되어 고생은 고생대로 하시면서 결국 수술을 받게 되는데 이런 환자들을 수술하는 의료진의 한 사람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중이염 수술 후 재발에 대해 조금 더 말하면, 원칙적으로 모든 수술은 재발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중이염 수술의 목적을 염증제거라는 측면으로 보면 수술 후에 염증이 다시 재발을 하는 경우는 상당히 낮다. 예외적으로 진주종성 중이염이라는 수술을 해도 진주종 특성상 재발율이 최대 10% 정도까지 존재하는 질환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수술해도 재발이 잘 된다`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은 염증 제거 측면이 아니라 환자들이 궁극적으로 중이염 수술에서 기대하는 청력 개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중이염에서 시행하는 청력 개선술은 일반적으로 염증제거 수술과 같이 한 번에 하지 않고 일정 기간이 지나 수술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수술을 두 번에 하는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재수술로 오해를 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 귀 수술 전문의의 생각이다.   

청력개선 수술은 2차 수술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1차 수술인 중이염 염증제거 수술 이후 계획적으로 4~6개월을 기다려서 고막이 완전히 만들어지고 고막 안쪽의 공간인 중이강이 형성된 다음, 적절한 인조 뼈를 삽입해 고막과 기존에 남아 있는 이소골을 연결해 주는 수술을 한다.

이렇게 두 단계로 나누는 이유는 1차 수술 시 염증이 너무 심해 수술 후 염증이 치유가 되는 과정에서 여러 변화가 일어나고 이것이 고막의 위치나 중이 크기가 수술 후에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염증 치유가 이루어지고 난 다음 청력 개선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만성 화농성 중이염은 왜 수술을 받아야만 하는지, 그리고 재발을 잘한다고 하는데 실제 그러한 지, 그리고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가에 대해서 말했다. 모든 것에 해당하겠지만 특히 의학적 지식은 정확하게 알고 그 다음에 자신을 위해 어떠한 판단과 선택을 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아는 것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질병을 극복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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