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쌍용자동차가 KG그룹을 다섯 번째 주인으로 맞았다. 법원이 지난 26일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서 사실상의 인수 절차는 마무리됐다.

인수과정을 마치며 KG그룹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사명 변경이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출발 하기 위해 ‘KG’를 앞머리에 붙인 ‘KG쌍용모빌리티’가 새 이름이 됐다.

쌍용자동차가 오늘날 KG쌍용모빌리티가 되기까지 70여 년의 역사는 절대 녹록하지 않았다.

개성 출신의 청년 하동환이 1954년 만든 ‘하동환 자동차 제작소’는 동아자동차공업사, 거화로 거듭나며 자동차 대기술의 명맥을 쌓아갔다. 이는 쌍용그룹에 고스란히 전수, 무쏘와 코란도라는 걸작을 탄생시키며 ‘SUV 명가’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러나 이후 대우그룹, 상하이자동차, 마힌드라그룹을 전전하며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하는 비운의 역사를 거쳤다. 2009년과 지난해 두 번의 법정관리도 겪었다.

1998년 대우그룹에 팔린 쌍용차는 고작 1년만에 기업이 해체돼 떨어져 나온다. 2004년엔 중국 상하이자동차에도 팔렸다. “기술만 빼가고 신차 출시는 안 한다”는 ‘먹튀논란’만 남긴 채 4년 만에 또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 당시 한 가족의 마음으로 버티던 쌍용자동차에 36% 인력감축이라는 칼바람이 불면서 2650여 명의 생계를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놓이기도 했다. 노조는 장기간 파업 농성을 불사했고 불법 파업, 경찰 과잉진압 등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2010년 마힌드라그룹 매각에서도 굴곡진 운명은 계속됐다. 누적된 적자와 자본잠식을 이기지 못하고 지배권 포기를 선언하며 쌍용차는 또다시 주인을 잃고 법정관리라는 암흑의 시간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이런 가시밭길 속에서도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한 신차 출시를 이어왔다는 점이다. 무쏘, 코란도와 함께 대우그룹 당시의 렉스턴, 마힌드라 그룹 매각 시절 티볼리의 대활약은 흑자를 넘어 쌍용차의 상징과 같은 존재가 됐다.

그리고 현재 쌍용차, 아니 ‘KG쌍용모빌리티’엔 토레스가 버티고 있다. 출시 한 달 새 3만 대를 팔아치운 쌍용차 토레스는, 현재도 6만대 이상의 누적 계약 대수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흥행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토레스엔 굴곡의 역사를 담은 쌍용차의 의지와 도전 정신, 거기서 나오는 단단한 기술력이 담겼다. 토레스의 인기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무더운 뙤약볕이 지고 기분 좋은 가을바람처럼 반가운 인수 마무리 소식에 가장 먼저 기뻐한 이들은 내부 직원과 그 가족들이다. 이들은 굴곡진 역사에 함께 상처받고 서로 보듬어왔다.

보상이라도 하듯 곽재선 KG그룹 회장도 지난 5월 토레스 출시 행사장서 경영자로서의 ‘마지막 길’을 언급할 정도로 굳은 결심을 내비쳤다. 쌍용차 임직원과 가족 모두의 마음이자 더는 뒷걸음질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결의를 대신 말해 준 것과 같다. 앞으로 나올 쌍용자동차의 신차들이 내심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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