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면세품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면서 면세점4는 중국 시장을 노리는 '역직구몰'을 오픈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정부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면세품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면서 면세점4사는 중국 시장을 노리는 '역직구몰'을 오픈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이뉴스투데이 유수현 기자] 유통가가 중국 ‘큰손’을 잡기 위해 ‘역직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역직구란 해외 소비자가 국내 사이트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것을 일컫는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달부터 온라인을 통한 외국인 대상 면세품 판매를 허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하늘길이 묶여 고전하는 면세업계를  지원하는 취지다. 국내 상품에 한해서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면세점뿐 아니라 국내 이커머스 또한 역직구 확대에 가세하고 있다. 

중국 현지 시장조사업체 아이미디어리서치는 2020년 기준 중국 내 해외 직구 소비자가 1억5800만명이라고 추산했다. 또한 매년 시장 규모는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 증가, 수입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라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업계는 팬데믹 상황에서 지난해 ‘내수판매’에 뛰어든 데 이어 올해는 외국인이 방한하지 않아도 해외에서 바로 구매 가능한 ‘역직구’에 뛰어들었다. 절박한 상황에서 무엇이든 수요가 보이면 사활을 걸고 있는 것.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모두 기존에 운영하던 플랫폼을 활용해 역직구 전용 신규 온라인 채널을 만들었다.

면세점 역직구몰에서는 외국인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인터넷면세점을 하나의 이커머스 사이트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면세가 적용돼 외국에서 상품을 결제를하면 관세청에 신고가 되고 해외로 배송되는 방식이다. 

한 면세점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에 매출 비중은 외국인이 65% 내국인이 35%의 수준이었으나 코로나 이후는 외국인 비중이 95%정도였으며 이 외국인 매출 중 절대 다수가 중국인이다. 

가격경쟁력 면에서 부가세와 관세가 면제되는 만큼 가격경쟁력이 크다. 직매입 구조라 ‘바잉파워’가 있어 원가절감을 해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

중국 역직구족이 또하나 주목하는 점은 제품 신뢰다. 한국 정부를 끼고 면세점에서 취급하는 상품이어서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은 명품숍에서 구매한 제품에 대해서조차 신뢰도가 낮다보니 가품을 구조적으로 유통할 없는 수 한국 면세점에 신뢰도가 높다”며 “게다가 중국은 선물 문화가 발달해 상대방이 받았을 때 한국면세점 제품이라면 정품의 이미지가 각인 돼 있어 명품 구매시 면세점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달 역직구몰 'H.글로벌몰'을 개설했다. [사진=현대백화점]

6월에 제일 선두로 역직구몰을 연 롯데면세점은 영문 버전 별도 코너를 선보였다. 인기 K-화장품과 패션, 식품 등 220여개 브랜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중국어 일본어 버전도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타 면세점과 차별점은 중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 싱가포르, 태국 등 총 9개국 대상이라는 점이다. 해당 국가 거주 외국인이 70달러 이상 구매하면 배송비 없이 상품을 받아볼 수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역직구 플랫폼 오픈으로 신사업으로 매출 확보에 나서고 경쟁력 있는 K-아이템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것”이라며 “중국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동남아 지역을 주요 타켓으로 하며 아직은 현지홍보 등에 시간이 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달 8일 해외 소비자를 겨냥한 역직구 쇼핑몰인 ‘에이치글로벌몰’을 열었다. 설화수, 정관장 등 중화권 고객에 인기 있는 국내 브랜드 200여개를 선별해 1만5000가지 상품을 판매한다. 

신라인터넷면세점도 지난달 15일 역직구 서비스로 한국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패션 등 다양한 한국 브랜드 상품을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6월에는 중국 알리바바 자회사 ‘차이냐오’와 협약을 진행해 중국 직구족 잡기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11일 역직구 전문몰을 개장하고 중문몰과 자사 앱에 ‘역직구관’을 열어 K 뷰티, 패션, 건강기능식품 등 중화권에서 인기 있는 한국 브랜드 제품 3000여개를 선보이고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시장에 포커스가 돼 있다”며 “시장특성상 폭발적인 판매수치가 나올 수는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긍정적인 매출이 나올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역직구몰은 기존에 국내 이커머스에서도 해왔지만 면세점이 외국인에게 인지도가 더 높아 경쟁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사진=11번가]
이커머스업계는 해외 거주 외국인을 겨냥해 역직구몰을 강화시키고 있다. [사진=11번가 역직구몰 캡쳐]

이커머스 업계도 중국 시장을 본격 잡기 위해 역직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커머스 역직구몰에서는 면세점에서 볼 수 없는 이색 아이템이 해외구매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셀러에게도 해외 진출을 도와 판로도 확대한다.

티몬은 8일 중국 역직구 판매 서비스 강화를 위해 D20-팔콘이엔엠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향후 티몬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라이브커머스 기능을 갖춘 중국 숏폼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틱톡)’에서 선보여 티몬의 상품을 중국 실시간 방송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티몬에 입점한 판매자는 국내 왕홍 네트워크와 라방 스튜디오를 활용해 브랜드사가 중국에 진출하지 않고도 수월하게 역직구 판매가 가능하다.

티몬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은 안 좋을 수는 있지만 내수시장만으로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시장이 작아 중국 시장을 겨냥하는 것"이라며 “브랜드풀필먼트 시스템 구축 차원에서 파트너에게 해외 판매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로 확대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11번가는 일찍부터 해외 배송이 가능한 중문과 영문 역직구몰을 운영해 왔다.

주로 K컬처 팬을 대상으로 굿즈 등의 상품이 자리를 잡아왔다. TV 프로그램이나 K-팝 굿즈 등을 11번가 단독으로 판매시 해외 팬 대상기획전도 동시에 진행한다. 매출  중 중국, 홍콩, 대만이 비율이 월등히 높다.

11번가의 역직구 판매자가 업체 등록 시 전세계배송 옵션을 선택하고 11번가 물류센터로 물건을 발송하면 11번가가 해외 EMS로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역직구 판매자로부터 수취하는 플랫폼 이용수수료도 추가되고, 판매금액의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11번가 관계자는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싶은 셀러들이 알리바바나 아마존 입점하기 전에 역직구몰에서 테스트베드로 확인해 볼 수 있다"며 “사실 사업적인 목적에서 일정 비중을 가져가려는 목적보다는 수요가 해외에서 감지가 되기 때문에 도전해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시장 조사 기관 이관 애널리시스 데이터에 의하면 올해 1분기 중국 역직구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8.9% 감소한 983억10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중국 역직구 시장도 위축돼 당장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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