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민 기자
전제민 기자

[이뉴스투데이 광주전남취재본부 전제민 기자] 전남 여수시의회가 출범 한 달도 안 돼 원내 다수 세력이 ‘힘’으로 반쪽짜리 원내대표를 뽑아 갈등이 예상된다.

원내 다수파가 기득권 다툼을 위한 정치에만 몰입하고 있다는 비난이 벌써 일고 있다.

지난 6월 치러진 제8대 여수시 기초의원 선거에서 여수갑 지역에 민주당 12명, 여수을 지역에 민주당 10명, 무소속 4명 등 26명이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이후 원 구성에 나선 시의회는 지난 8일 갑 지역 소속 김영규 의원을 의장으로, 을 지역 소속 강재헌 의원을 부의장으로 각각 선출했다.

이어 4개의 상임위원회는 갑을 지역 소속 의원들이 각각 2개씩 차지하는 것으로 원 구성을 마쳤다. 여기까지 상황을 보면, 시민들은 갑을 소속 의원들이 콜라보(collaboration)를 통한 의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돌발변수가 생겼다.

최근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파행이 벌어진 것. 민주당 을 지역 소속 의원들은 의장과 운영위원장을 갑 지역 소속 의원이 맡았으니 원내대표는 을 지역 소속 의원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원내에서 다수를 형성하고 있는 갑 지역 의원들이 이를 무시하면서 의회가 두 쪽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갑 지역 의원들이 다수인 점을 앞세워 투표로 결정하자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결국 원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갑 지역 소속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쪽짜리 선거를 치러 갑 지역 소속 의원을 원내대표로 덜컥 뽑았다.

다수가 소수를 위해 배려하고 양보하는 미덕은 온데간데없이 힘으로 밀어붙인 결과였다. 시민들을 위한 의회를 만들어야 할 여수시의회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의회 내에서도 힘의 논리로 밀어붙인 것이다.

이러한 기 싸움의 배경은 2024년 4월 치러질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2개 지역구로 나뉘어 있는 국회의원이 한 명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면서 벌써 국회의원 민주당 공천장을 거머쥘 대리전 양상으로 시의원들이 나서면서 다수파가 횡포를 부리고 있다.

의회는 대화와 타협의 장이 되어야 한다. 특히 여수는 지역 국회의원이 두 명이기 때문에 협치를 통해 지역 발전에 많은 시너지를 내야만 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역 현안과 여러 정책을 두고 저마다 다른 입장만 내세워 소속 시의원들은 움츠러들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번 사태도 양측 국회의원들이 나서 대화와 협업으로 막을 수 있는 사안이었다.

시의회 출범 초기부터 민주당 소속 의원 간 불협화음은 국회의원들의 책임이 크다. 인구 28만 명의 소도시의 지방의회가 둘로 나누어진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갑과 을지역 국회의원들은 물론 시의원들도 지역과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며, 오로지 주민만을 위한 정치를 펴야 할 것이다. 막 출발한 민선 8기 지방의회가 원활한 운영이 될 수 있도록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이 지혜를 모아주기를 기대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수는 공천 과정, 선거 과정 등의 불신과 잡음으로 유권자들의 외면을 톡톡히 받았다.

여수가 전남 22개 시군 평균 투표율 58.5%에 못 미치는 46.1%로 도내 최저를 기록한 건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시민들이 그만큼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대한 불신을 드러낸 의미로 볼 수밖에 없다. 이 점을 명심하고 다수파가 힘으로 몰아붙일 게 아니라 소수를 존중하며 협치를 통한 의회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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