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글로벌 제약·바이오 콘퍼런스 ‘2022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바이오 USA)’에 국내 주요 제약업체들이 참석해 글로벌 파트너링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이뉴스투데이 오은서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K-바이오의 위상에 힘입어 신약 개발과 혁신 기술을 무기로 글로벌 바이오의약의 사업 확장에 나섰다. 주요 제약업계는 국가별 특성을 분석해 수출 유망품목에 대한 맞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보건산업 수출액은 총 257억 달러로 전년대비 18.6% 증가했다. 분야별로는 의약품 99억 달러(17.6%↑), 화장품 92억 달러(21.3%↑), 의료기기 66억 달러(16.4%↑) 순이다. 

모든 산업이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의약품 부문은 99억1000만 달러로 급부상했다.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바이오의약품의 성장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CMO) 제품 수출 확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진단용 제품 수요의 급증을 주요인으로 분석했다. 

제약바이오 사업이 국내 의약품의 신선장 수출을 견인한 만큼 제약업계는 바이오의약품의 주요 수출국인 독일,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상위 20개국을 대상으로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주요 제약사들이 ‘2022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USA)’에 참가하면서 글로벌 파트너링 모색에 힘쓰고 있다. BIOUSA는 미국 바이오협회가 주관하고 전 세계 65개국의 800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전시회다.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문을 열었으며 이번 행사에 총1만3092명(누적 인원)이 방문했다.

특히 이번 BIOUSA에서 한국인 등록 참가자가 최다 인원(946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K-바이오산업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러브콜이 쇄도하는 만큼 제약사들은 각사의 파이프라인을 내세워 경쟁에 뛰어들었다. 

◇ BIOUSA서 글로벌 파트너링 사업기회 모색

일동제약은 이번 BIOUSA에 참가해 자사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과 신약 후보물질 등을 공개했다. 이번 전시회의 파트너링 미팅에서 일동제약은 당뇨병과 간·안과·호흡기·위장관 질환, 암 등과 관련한 연구개발 라인을 소개하고 협력과 기술이전 등을 타진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암과 희귀 질환 분야에서 다년간의 동반 협력 노하우를 구축한 만큼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독일에서 임상1상을 진행 중인 GPR40(G단백질 결합 수용체 40) 기전의 ‘IDG16177’과 임상 단계에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ID110521156’ 등 제2형 당뇨병 치료제를 등 10여개의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BIOUSA 참가해 글로벌 파트너십의 격차를 확보한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오프라인으로 콘퍼런스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파트너링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번 행사에서 세계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 콘퍼런스 가운데 하나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 참석해 글로벌 파트너링의 시너지를 창출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 미국 자회사 등에 속한 청년 실무진들이 참석해 항체기술과 신약, 플랫폼 기술 등의 분야에서 차세대 글로벌 연구개발 트렌드를 파악해 자사가 보유한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 체계를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올해 셀트리온이 설치한 단독부스엔 바이오와 케미컬 신약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협업 가능성 타진을 위한 기업들의 미팅 요청이 쇄도한 만큼 효율적인 협업을 진행하면서 파이프라인 다각화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생산량 기준으로 위탁생산(CMO) 업계 세계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BIOUSA 전시장 메인 위치에 단독 부스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부스 면적은 140㎡(약 42평)으로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부스 테마를 ’무한한 가능성’으로 구성해 (제약바이오의) 생산 능력과 포트폴리오, 지리적 거점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특히 키오스크와 VR(가상현실) 공장 투어 기기 등 첨단기술을 적용해 방문자에게 인천 송도의 생산 설비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또 부스 내 ’지속 가능성 벽(Sustainability Wall)’을 설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규모는 올해 부분 가동을 앞둔 4공장(25만6000L)을 포함해 총 62만리터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에서 30%를 차지한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 기간 동안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함께 주요 행사의 후원 기업으로 참가하는 등 바이오제약 업계의 주요 인사들과 적극적인 교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번 BIOUSA에 단독 부스를 마련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포한 후 첫 글로벌 데뷔 무대를 가졌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8000억원에서 1조원을 투자해 한국에 메가플랜트 건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천 송도, 오송 등 지자체와 협의하는 단계다”고 밝혔다.

롯데바이오는 2030년 글로벌 톱10 바이오 CDMO 기업과 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앞으로 향후 10년간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설명이다. 미래 비전의 첫 행보로 지난달 약 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했다. 시러큐스 공장은 올해 10월 인수가 완료되면 즉시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인수가 완료되는 대로 700~1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공장을 항체의약품 CDMO용 전환 작업을 시작하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타고객사 제품 생산 역량을 갖출 계획이다고 말했다.  

BIOUSA는 관련 업계 전문가와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제약사 및 리더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행사로 제약바이오 관련 대기업은 물론 국내 중·소규모 바이오 및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도 현지에서 파트너링 미팅 등에 참여해 글로벌 먹거리 창출에 나섰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가 아시아 가운데 특히 한국의 제약바이오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국내 제약사가 지닌 K-바이오 플랫폼과 협업해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 글로벌 비전 선포한 대웅제약, 차세대 제제기술 총력

한편 대웅제약은 ‘2030 글로벌 제제 넘버원’ 비전을 선포하며 미래 유망 제제기술을 차세대 먹거리로 확보했다. 제제기술 개발에 집중한 분야는 지질나노입자(LNP, Lipid NanoParticle) 기술, 신규 투여 경로 기술(비강분무제형 및 마이크로니들 기술) 등 2가지 분야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해당 분야에서 자체 기술이나 설비와 역량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며 “선행 연구로 기술성이 입증됐거나 새로운 적응증 및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도 적극적으로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추진해 자사의 제제기술에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고 했다.

단기적으로는 대웅제약이 보유한 복합·서방·가용화 기술 및 새로운 투여경로 기술에 집중해 지속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또 개량 신약 개발로 한국형 제품에서 글로벌 의약품으로의 기술이전과 제품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기존 거점인 글로벌 거점인 중국, 인도에 이어서 인도네시아에도 신규 제제기술 연구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회사는 제제 연구의 산실인 용인연구소에 우수한 해외 인재를 투입해 선진 제제기술을 연마해 얻은 학습과 경험(대웅 글로벌 DDS 교육 프로그램)을 특화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물질 ‘DWN12088′의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물질 ‘DWN12088′의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사진=대웅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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