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관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집에서 75인치 UHD 화면으로 감상하는 시대가 됐지만 영화관이란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까지 가져오지는 못한다. 좋은 영화를 제때극장에서 즐길 수 있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에 개봉하는 신작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영화 ‘파리 13구’]
[사진=영화 ‘파리 13구’]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70세 자크 오디아르 감독은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 영화 ‘예언자’, ‘디판’ 등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황금종려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그런 그가 아시아계 이민자를 비롯해 다인종이 거주하는 지역 ‘파리 13구’를 제목으로 한 신작을 내놓아서 당연히 또다시 이민자 얘기일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다. ‘파리 13구’는 데이트 앱(어플리케이션)으로 만나 섹스로 사랑을 시작하는 요즘 파리지앵의 이야기다. 게다가 감독은 주인공 4명 중 3명이 여자라며,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감독 셀린 시아마에게 공동 시나리오 작업을 맡겼다.

[사진=영화 ‘파리 13구’]
[사진=영화 ‘파리 13구’]

에이드리언 토미네 단편 만화 3편을 각색한 이 영화의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이러하다. 노라(노에미 메를랑)는 그만뒀던 법대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서른 살이 넘어 파리에 온다. 교우 관계와 학교생활 적응을 위해 봄방학 파티에 참석하는데, 금발 가발을 쓰고 간 게 사달이 됐다. 온라인 포르노 스타 앰버 스위트(제니 베스)로 오해받아 친해지기는커녕 왕따를 당한다.

중국계 에밀리(루시 장)는 명문 학교에 입학한 수재지만 콜센터 등 단순 업무를 하고 있다. 에밀리는 룸메이트 광고를 보고 찾아온 카미유(마키타 삼바)와 사랑에 빠졌다고 여기지만 그는 자유연애주의자다.

결국 노라는 학교생활을 포기하고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일을 시작하고, 그곳에서 카미유를 만난다.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없던 노라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앰버와 일대일 온라인 대화를 시작한다.

[사진=영화 ‘파리 13구’]
[사진=영화 ‘파리 13구’]

자크 오디아르 감독은 “젊은 사람들은 데이트 앱으로 섹스 파트너를 찾는다”며 “처음 만나자마자 육체관계를 맺은 뒤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계속 질문했다”고 이번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사랑 방식은 먼저 약속을 잡고 대화를 나누며 유혹을 하고 그 유혹이 성공했을 때 육체적인 관계로 가는 과정을 거쳤는데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 방식에 대해 보여주고 싶고 질문하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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