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탁 핀크 대표이사.
권영탁 핀크 대표이사.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정성화 기자] “임직원들에게 거대 금융그룹이 대주주로 있을 뿐 우린 대기업 집단이 아닌 생존 경쟁 속에 있는 스타트업이라고 항상 강조합니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핀크 본사에서 만난 권영탁 대표는 자신들은 대기업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무한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해 3년 내 IPO에 성공하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핀크는 지난 2016년 8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각각 51%와 49%의 비율로 출자해 설립된 핀테크 기업이다. 인공지능(AI) 기반 금융플랫폼을 바탕으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대주주가 국내 대형 금융그룹과 이동통신사지만 핀크는 이에 따른 혜택보다는 손해를 봤다는 게 권 대표의 주장이다.

권 대표는 “플랫폼은 결국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야 생명력을 갖는 데 대형 금융그룹의 계열사로 있으면서 경쟁 금융사의 데이터를 얻거나 협업이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반전은 2019년 12월 금융당국의 주도로 시행된 오픈뱅킹 서비스였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앱 모든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조회·출금·이체할 수 있는 공동결제시스템이다.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 편익을 위해 금융결제망을 개방하면서 핀크는 오픈뱅킹을 통해 모든 은행의 문을 다 열게 됐다.

이어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서 핀크는 물 만난 고기가 됐다. 마이데이터는 사업권을 획득한 사업자가 공공기관과 금융권 등지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고객 동의하에 수집할 수 있고 고객에게 맞춤형 금융·생활 서비스를 추천·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마이데이터는 핵심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핀크는 지난해 7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본허가를 획득했다.

마이데이터 본허가 획득을 바탕으로 핀크의 핵심 서비스인 ‘핀크 리얼리’도 무한한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핀크 리얼리. [사진=핀크]

핀크 리얼리는 지난해 2월 선보인 국내 최초 금융SNS 서비스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금융 기록으로 경쟁하는 ‘챌린지’에 참여해 100% 당첨되는 리워드를 획득하고, 투자 선수들의 재테크 비법을 주고받을 수 있다. 

최근 핀크 리얼리는 이용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데 성공하면 상금을 주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권 대표는 “‘금융 고수들의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고 따라 할 수 있는 최초의 SNS’라는 기획 취지를 중심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며 “기존 리얼리 챌린지는 고수들에게 혜택이 집중돼 있고, 순위 변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활성화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용자들이 관심도가 높고 흥미를 일으킬 수 있는 주제인 주식 종목의 종가를매일 예측하고, 적중하면 당첨금을 주는 챌린지를 도입,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을 함께 추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종가 맞히기를 출시한지 딱 한달 되었는데 고객들로부터 재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참가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권 대표가 준비하고 있는 비장의 카드는 ‘핀크 리얼리 2.0’로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그는 “핀크 리얼리에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요소를 적극 활용해 이용자 수를 확대하고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리얼리 2.0을 연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최근 핀크의 인력구성도 다양해지면서 상품·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풍성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직원 간 시너지가 커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회사에 재미있는 경력을 가진 친구들이 많아졌다”면서 “서울시 유도대회 금메달리스크가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데 운동선수 특유의 파이팅이 넘친다”고 전했다.

이어 “방사선사 하다가 개발공부를 시작해 입사한 직원, 영어강사로 일하다 데이터베이스 공부하고 입사한 직원 등 다양한 경력과 잠재력은 가진 직원들이 늘고 있다”며 “핀크는 채용 시 스펙과 현재 가지고 있는 스킬보다는 조직에 잘 융화될 수 있는 지와 잠재력을 최우선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권 대표는 자신이 직원들에게는 ‘걷기 전도사’로 통한다고 전했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도 해봤지만 결국 걷기가 최고의 자기관리 비법”이라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매일 아침 권 대표는 오전 5시까지 사무실로 출근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업무 시작 전까지 청계천을 2만~2만5000보씩 걷는다. 휴일에는 시간 제약이 없어 하루 종일 걷는데 최대 기록으로 일 7만보를 기록했다.

권 대표는 “불면증 때문에 고생이 많았는데 매일 걷기 시작한 이후, 불면증도 개선됐고 스트레스도 크게 줄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저런 업무 생각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쌓일 때가 많지만, 매일 아침 걷다보면 무념무상이 되고 얽혀 있던 생각들이 정리된다”며 “대표로서 경영상 중요한 결정을 할 때가 많은데 이렇게 정리된 상태에서 내린 결정들이 시간이 지나서 돌이켜 보면 대부분 옳았다”고 말했다.

이어 “걷기 시작한 뒤 30대 초반 몸무게로 돌아갔다”면서 “체중이 전보다 12kg이나 빠졌고 혈압, 혈당 등 각종 건강수치들도 눈에 띄게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이런 엄격한 자기관리를 통해 대표 4년차인 올해는 “핀크의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안정적인 1000만 고객 확보를 바탕으로 IPO 성공의 디딤돌을 놓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권영탁 대표는 SK텔레콤과 하나카드를 거쳐 지난 2016년 10월부터 핀크의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9년 7월부터 핀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열린 하나금융그룹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 연임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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