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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많은 현지 어린이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최근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많은 현지 어린이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현지 의료진의 소견을 인용해 “전쟁을 겪은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들이 심각한 전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면서 “입을 열지 못하고 발작·마비증상까지 겹치는 등, 스트레스와 불안 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심리지원센터에서 미술·음악치료 등을 제공하고 있으나 수많은 난민 아이들을 치료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단기간에 명확한 효과를 내는 치료제와 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벌어진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중적 경각심이 높아진 PTSD는 전쟁, 자연재해 등 심각한 사건·사고에서 얻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속적으로 재경험함으로써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는 정신질환이다. 

PTSD 환자는 주로 충격적인 사건과 관련된 상황·자극에서 회피하는 행동을 보인다. 더불어 △공황발작 △해리현상 △환청 등 지각 이상을 경험할 수 있다. 연관 증상으로는 △충동조절 장애 △공격적 성향 △우울증 등이 나타난다.

치료를 위해 인지행동치료 등 정신과적 치료와 우울증 약물치료가 병행되고 있으나, 호전율은 50%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PTSD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치료기전은 밝혀진 바 없다.

특히 2010년대 중반부터 PTSD 환자가 지속 증가하면서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최근 PTSD의 치료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화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의 이보영 연구위원 연구팀은 PTSD 치료제의 과학적 원리를 동물실험을 통해 세계 첫 규명했다. 

연구팀은 임상 개발 중인 PTSD 치료제 ‘NYX-783’을 PTSD 마우스 모델에 적용해 치료효과의 작용원리를 밝혀냈다. 

연구진은 PTSD 동물모델을 공포상황에 노출시키고 24시간 뒤 ‘NYX-783’을 주입했다. 그 결과, 공포기억 재발이 억제됨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변연하 내측 전전두엽 내 흥분성 신경세포의 GluN2B 소단위체 단백질을 포함한 NMDA수용체가 활성화됐다.

신경기능을 조절하는 BDNF단백질의 발현을 유도함으로써 신경세포의 가소성을 향상시켜 공포기억을 억제한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PTSD 치료제의 효능과 과학적 원리를 처음으로 입증한 사례로,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 명확한 전략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던 PTSD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보영 연구위원은 “PTSD 치료제의 분자적 기전을 최초로 규명했다”면서 “이번 연구성과는 NMDA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PTSD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추후 여러 접근방식을 적용해 다른 기전의 후보물질들을 구축, PTSD 뿐 아니라 다양한 정신질환 치료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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