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전국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제주시 노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주가 전국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제주시 노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남석 기자] 전국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제주 지역이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제주가 2월 1주 전국 광역 시‧도 중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제주도 집값은 1주간 0.08% 올랐다.

반대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0.1% 하락한 세종시다. 특히 세종시 집값은 올해 한 달 동안에만 1%가 넘게 하락하며 독보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폭등기 숨 고른 제주…“상승세 이어질 것”

제주도 집값 상승은 다른 지역의 보합세와 비교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0%다.

특히 지난해 집값 상승세가 뚜렷했던 서울과 경기, 인천, 대구 등의 지역이 하락세로 떨어진 데 반해 제주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1주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2월 1주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지난해 전국 시‧도 중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인천(20.38%)과 2위 경기(18.9%)는 최근 2주 연속 집값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18.38%의 상승률로 3위를 기록했던 제주는 올해도 6주 연속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제주 지역 집값 상승 원인으로 비규제지역 이점과 관광 수요 회복, 상대적 저평가 등을 꼽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방의 집값 상승은 결국 외지인이 이끄는 것”이라며 “각종 규제와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다른 지역 수요가 줄어든 데 반해 제주가 비규제지역 이점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관광과 교육, 세컨 주택 등에 대한 수요가 남아있어 제주 지역의 집값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 집값이 급격히 상승하던 시기에 신규 투자 제한, 과잉공급 우려, 외국인 투자법 강화 등의 원인으로 조정기를 겪었던 제주 지역의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도 상승 원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수도권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폭등 조짐이 나타났던 것에 반해 제주 지역은 오히려 집값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당시 사드, 중국인 관광객 급감, 소형주택 과잉공급 등의 우려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조정기의 반대 급부로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국내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어 제주의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대급 하락률 세종…유동성 잔치 끝났나

세종시는 올해에만 집값이 1.33% 떨어지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집값 하락폭이 1%를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본격적인 하락장에 들어선 이후 하락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 예정된 입주나 분양 물량이 감소했음에도 하락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집값 하락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함 랩장은 “금리인상, 여신규제, 거래시장 냉각, 고점 인식 등으로 외부에서 유입되는 수요가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이라며 “주거 벨트라고 볼 수 있는 대전 등 주변 지역 부동산 시장도 함께 얼어 붙었기 때문에 당분간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종시 집값이 급등한 것은 국회의사당 이전 이슈, 서울과의 교통망 개선 등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요인도 있었다”며 “하지만 당초 목표했던 만큼 인구를 확보하지 못했고, 추가적인 기관, 기업의 이전도 없어 주택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부적인 수요와 함께 외부 투자 수요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세종시 청약 가능 지역을 전국으로 전환하며 추가적인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근 세종시에서 분양한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오히려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결국 유동성 파티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인플레이션 현상과 차기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현재 부동산 시장을 받치고 있었지만 최근 나타났던 집값 폭등 만큼의 변동폭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세종시 집값이 우상향 그래프를 나타낼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세종을 포함해 최근 집값 하락이 나타나고 있는 지역을 보면 그동안 그만큼 많이 올랐던 곳”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철저하게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외지인 유입이 줄어들며 조정기를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상승폭이 너무 급격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이러한 조정기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외부에서 메리트를 느낄 수 있는 점이 남아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땐 기존 고점을 넘어서 꾸준히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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