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주요 기업들마다 연이어 인사를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 임원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은 4대 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연말을 맞아 주요 기업들마다 연이어 인사를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 임원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은 4대 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연말을 맞아 주요 기업들마다 연이어 인사를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 임원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전문성과 경험, 참신함으로 무장한 여성들이 기업에서 이른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뛰어넘어 비중 있는 역할을 맡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LG-롯데, 여성 임원 규모 확대 두각

LG그룹은 이번 연말 인사를 통해 전무 1명 승진, 신규 상무 8명 선임 등 여성 임원 9명을 발탁했다. 이로써 그룹 내 여성 임원 비중은 지난 2018년 29명(3.5%)에서 현재 55명(6.2%)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 가운데 강명신 LG헬로비전 커뮤니티사업 그룹장이 사내 최초 여성 전무로 승진했다. 강 전무는 미디어 전문성을 기반으로 케이블TV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의 콘텐츠 역량을 제고하고 지역사업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기획하며 ‘로컬 필수채널’ 전략을 주도, 지역채널을 지역 시청자에 꼭 필요한 채널로 안착시키는 데 주력했다.

또한 최연소인 신정은(41) LG전자 전장사업부문 책임연구원(상무)은 차량용 5G 텔레매틱스 선행 개발을 통해 신규 수주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미래 스마트카의 핵심 구성 요소로 꼽히는 텔레매틱스는 차량과 인터넷을 연결해 주는 차량 정보통신 장치를 가리킨다. 앞서 신 상무는 지난해부터 사내 선행연구개발센터의 데이터융합서비스 리더를 맡아 왔다.

아울러 LG전자는 고객과 시장 트렌드 분야 전문가인 이향은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를 상무로 영입했다.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인 독일 레드닷·iF 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 상무는 향후 생활가전(H&A)사업본부에서 고객경험 혁신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총 6명의 여성 임원을 신규 선임했다. 이는 올해 신임 임원 수 총 96명의 6.25%에 해당한다. 이로써 그룹 내 여성 임원 수는 총 35명으로 늘어나 10년 만에 여성 임원이 30명을 넘었다.

해당 여성 임원은 최연소인 심미향(46)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를 비롯해 손유경 롯데물산 상무, 우순형 롯데백화점 상무, 롯데정보통신 곽미경 상무와 강은교 상무, 롯데정밀화학 강경하 상무 등으로 모두 40대 중반~50대 초반에 속한다.

SK그룹은 이번 연말 인사를 통해 여성 임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 신승아 AT담당 부사장을 포함한 8명의 여성 임원을 새로 선임해 지난해 7명에서 더욱 늘어났으며, 그룹 내 총 여성 임원 수도 지난해 34명에 이어 올해 43명으로 확대됐다. 현재 전체 임원의 약 4.8%가 여성이다.

지난달 임원인사를 마무리한 KT는 9명의 전무 승진자 가운데 3명이 여성이다. 우선 김채희(49) 전략기획실장이 이번에 최연소 여성 전무로 발탁, 그룹 경영전략과 사업발굴을 총괄할 예정이다. 또한 이선주 전무는 ESG경영실장으로 사내 ESG경영이 자리잡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했으며, 옥경화 전무는 IT전략본부장을 맡아 IT 전략기획, 기술개발과 IT 분야 인재 양성을 주도했다.

왼쪽부터 신정은 LG전자 상무, 이향은 LG전자 상무, 손유경 롯데물산 상무, 우순형 롯데백화점 상무. [사진=LG그룹, 롯데그룹]
왼쪽부터 신정은 LG전자 상무, 이향은 LG전자 상무, 손유경 롯데물산 상무, 우순형 롯데백화점 상무. [사진=LG그룹, 롯데그룹]

◇여성 중용으로 조직 다양성 강화

이달 연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도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여성 임원 선임 규모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역대 최다인 8명의 여성 임원을 발탁했던 CJ그룹도 이번에 그룹 ESG경영과 관련한 지배구조 선진화 차원에서 얼마만한 폭의 여성 임원을 중용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처럼 주요 기업에서 여성 임원 비중을 확대하는 움직임은 성별보다는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 창의성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을 위해 조직의 다양성을 한층 강화,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여성들이 기업 내 기획·재무·R&D·마케팅·영업·홍보 등 다양한 직무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CEO 지위에까지 대거 자리 잡는 사례도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지난 10월 발표한 ‘2021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에서 여성 임원이 이후 처음으로 올해 300명을 돌파했다.

단일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55명으로 여성 임원이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CJ제일제당이 22명, 네이버가 1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16명), 현대차(15명), 삼성SDS(13명), KT(10명) 순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재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업마다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과정에서 여성 특유의 감성과 섬세함이 플러스 효과로 작용함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앞으로 여성 임원 비중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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