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11월 1일부터 시작되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행을 앞두고 유통가도 그동안 위축됐던 대면 서비스를 통한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나 쿠팡이 이커머스에서 강점을 갖는다면 롯데·신세계·현대 3사는 매장 영업에서 절대적 우위를 갖기에 이를 적극 활용하는 묘수가 절실하다. 동시에 이들은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신사업 진출·투자로 미래 먹거리 만들기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위드코로나 시대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백화점·마트·복합쇼핑몰 등 점포 영업의 회복도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위축돼 있던 대기업 유통3사의 이후 향방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올해 3사는 M&A(인수·합병)와 기존 사업 강화, 신규 점포 개점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이 같은 선행 투자와 사업 확대가 위드 코로나 시대에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 창고형 할인점 VIC마켓.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 창고형 할인점 VIC마켓. [사진=롯데마트]

먼저 롯데는 인테리어·가구·리모델링 사업에서 1위 기업인 한샘을 품었다. 최근 국내에서도 홈 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신세계가 까사미아(2018년), 현대가 리바트(2012년), 한화가 L&C(2018년)를 인수해 홈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늦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국 백화점에 한샘디자인파크, 한샘리하우스 등 체험형 리빙 매장을 선보이며 전방위에 걸친 리빙 콘텐츠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한 롯데가 창고형 할인점인 VIC마켓 사업확장 계획을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창고형 할인점 역시 신세계가 트레이더스를, 홈플러스가 스페셜 점포를 운영하는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편에 속했다.

지난 2012년 시작한 VIC마켓은 현재 금천점과 영등포점 2개점 운영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창고형 할인점이 대용량 상품과 글로벌 상품 취급 등으로 뉴노멀 시대에 주목받는 유통업태로 떠올랐다. 이에 롯데마트는 내년 초 목포점과 전주 송천점, 광주 상무점을 VIC마켓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3년까지 20개 이상의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빠르게 변한 소비 패턴과 트렌드에 부응하는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더불어 체험형 점포 공간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연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마트 본사. [사진=이지혜 기자]
이마트 본사. [사진=이지혜 기자]

신세계는 올해 유통사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M&A를 성사시켰다. 투입된 금액만 해도 약 4조3000억원에 이르며 어느 때보다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이마트는 SK그룹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해 SSG랜더스를 출범시켰다. SSG닷컴은 온라인 패션 편집숍 W컨셉 인수를 결정했다. 이어 6월엔 최근까지 최대 매출액을 이어온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7월에는 그동안 50대 50으로 보유했던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의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 17.5%를 추가 인수하며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했다.

재원마련을 위해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매각마저 나서는 과감성도 보였다. 이를 통해 1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신세계 관계자는 “일단 기본적으로 위드 코로나 여부와 상관없이 유통은 온라인으로 가고 있고 코로나19 장기화 계기로 가속됐기 때문에 여기서 주도권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일련의 M&A를 추진했다”며 “아침에 눈을 떠서 일상에서 온라인이 됐든 오프라인이 됐든 신세계와 삶이 맞닿아 있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야구, 테마파크, 카페 교외 쇼핑몰 등 퍼즐을 맞춰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인천공항면세점 샤넬 부티크 매장.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면세점 인천공항면세점 샤넬 부티크 매장.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에서 뚝심을 보여줬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올해 개점한 여의도 ‘더 현대 서울’이다. 롯데, 신세계, 갤러리아가 모두 F&B를 강화했지만, 앞서 더 현대 판교점 등 현대백화점이 ‘#맛집’ 키워드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점포를 방문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고 인증의 대상이 됐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면세점 사업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국민 해외여행이 절대적 변수로 작용한다. 그런 점에서 현대가 신규 진출 후 만 2년이 안돼 코로나19로 국가간 하늘길 자체가 끊어진 경우는 초유의 사태라 할 만하다. 이러 불운 가운데 면세점 빅3인 롯데, 신라, 신세계조차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대백화점 면세점만이 운영 중이고, 최근에는 샤넬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향후 면세점 사업에서는 내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영업권을 따내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트래블 버블(VTL) 등으로 국제 관광이 재개됨에 따라 큰 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포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 현대 서울이나 향후 아울렛 신규 점포 개점 등은 외부 악재와 상관없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면세점 사업의 경우 기존 두타면세점을 인수하고, 또 인천공항에 입점한 후 코로나19를 맞닥뜨리게 됐지만 영업의 지속을 통해 올해는 사정이 많이 나아졌고 내년에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더욱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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