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지난 20일 롯데백화점의 ‘야심작’ 동탄점이 오픈했습니다.

7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점포인 데다가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 대규모로 투자한 만큼 롯데가 공을 들인 작품이죠.

영업면적은 2만8400평으로 기존 수도권 최대 매장이었던 현대백화점 판교점(2만8000평)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간 오프라인 왕좌에 올라있던 롯데쇼핑은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치고 올라온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매출 성장세에 비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서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기준 국내 백화점 전체 매출액 36.6%를 점유하고 있으며, 한때 50% 점유률을 기록했던 국내 1위 브랜드기 때문이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최근 이례적으로 강남점 등을 방문해 일부 백화점 제품 구성(MD)의 전격 교체 등 유통 사업 ‘리뉴얼’을 주문하기도 했죠.

그런 면에서 동탄점은 오프라인 반등 계기를 마련하고 실적 호조를 이끌만한 구원투수로 등장했습니다.

지난 2월 오픈한 여의도 더현대 서울도 그랜드오픈 당일에만 50억원, 개점 후 첫 일요일엔 102억원을 팔면서 현대백화점그룹 창립 이후 단일 매장 기준 역대급 실적을 거두기도 했죠.

코로나 시국에도 열흘 만에 방문객 200만명을 기록하는 이른바 ‘오픈빨’을 보여줬고요.

오는 8월 베일을 벗는 대전 신세계백화점까지 포함하면 백화점 빅3인 롯데, 현대, 신세계 3사가 같은 해에 신규 백화점을 오픈하는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만큼 더더욱 공을 들일 수밖에 없죠.

코로나19에도 대형 유통사들이 앞다퉈 백화점을 오픈할 만큼, 백화점 사업이 성황을 이루고 있는 방증이기도 하지요.

실제로 코로나 이후 보복소비에 힘입은 백화점업계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백화점에는 코로나가 없다”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동탄점은 특히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고객이 많은 동탄의 지역적 특성을 겨냥, 단순히 쇼핑하는 곳이 아닌 여가를 즐기는 복합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게끔 콘셉트를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로 잡았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화성시의 평균 연령은 37.4세로 전국 평균 연령보다 5.8세가량 어린 ‘젊은 도시’입니다. 영유아 비율과 출산율도 전국 1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요.

특히 미취학 자녀를 둔 밀레니얼 세대 키즈맘을 중심으로 약 40만명에 육박하는 온라인 맘카페가 활성화 돼있고 ‘동탄맘’, ‘동탄키즈’ 같은 용어가 널리 사용될 정도로 특색 있는 상권입니다.

영업 공간의 절반 이상이 F&B, 리빙, 체험 콘텐츠로 채워진 이유기도 합니다. 전국 맛집 100여곳이 입점한 수도권 최대규모 식품관 ‘푸드 에비뉴’를 비롯해 가족을 위한 복합 체류 공간과 맘 커뮤니티 힐링 스폿, 예술&문화공간까지 마련했습니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 100여점을 백화점 곳곳에서 만날 수 있고, 백화점 최초로 오디오 도슨트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동탄 주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사실 오픈 전까지만 해도 고급화 전략의 현대백화점이나 신세계가 아닌 대중적인 이미지의 롯데백화점 입점 소식에 지역 주민의 불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방문해본 지인을 포함해 일부 지역 주민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 롯데백화점의 변화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다만 3대 명품 브랜드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가 빠진 부분이 살짝 마음에 걸리기도 합니다.

오픈 5년 만인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 전체 백화점 순위 5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는 에르메스와 샤넬이 입점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동탄점에서 25km 내외에 위치해있는 만큼, 기존 루이비통 매장까지 3대 명품 라인업이 완성되면 인근 용인·안양·수원 등 광역 상권 수요까지 흡수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에루샤’의 유치는 백화점의 실적만큼이나 자존심 문제로 직결되기도 하죠.

대신 동탄점은 1층에 생로랑, 펜디, 발렌시아가, 메종마르지엘라, 발렌티노 등 젊은 고객들이 좋아하는 럭셔리 브랜드와 함께 경기권 최초로 입점한 ‘톰포드’, 돌체앤가바나’ 등을 입점시켜 차별화된 매장 구성에 힘썼습니다.

더현대 서울도 3대 명품이 모두 없지만 콘셉트 자체를 ‘도심 속 자연주의’로 만들어가면서 아직까지 실적 호조 기록하고 있으니 희망적이긴 합니다.

아무쪼록 ‘다르긴 다르네’하고 느낄 수 있게끔 신경썼다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롯데쇼핑의 실적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오프라인 변수가 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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