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가 회사 출범기념 공중파 광고에서 가상인간 '로지'를 내세웠다. [사진=신한라이프]

[이뉴스투데이 유수현 기자] IT기술에 사회문화적 감각을 입힌 ‘가상인간’이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MZ세대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 달 1일 신한라이프가 광고모델로 기상인간 ‘로지’를 캐스팅하면서 국내 콘텐츠와 광고시장에서 가상인간이 종횡무진하고 있다.

지난 1998년 등장했던 사이버 가수 아담으로 시작한 가상인간은 현재 유튜브 콘텐츠와 광고시장을 접수했다. 아담은 그래픽이라는 것이 누가봐도 알 수 있었던 가짜 인간이었지만 지금은 고도화된 CG기술로 진짜 사람과 분간되지 않을 정도로 기술력을 갖춰 일반인들은 쉽게 구분하기 힘들다.

‘로지’를 제작한 로커스 관계자는 “로지는 ‘디지털 3D 더블’ 기술로 만든 입체 캐릭터에 사람 표정을 따라하는 기술을 접목해 6개월 정도 걸려 만들었다”며 “신체의 경우 실제 사람의 몸 대역 모델을 활용해 촬영했다”고 밝혔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기업이 인플루언서에게 쓰는 마케팅 비용은 지난 2019년 80억 달러(약 9조1800억원)에서 2022년 150억 달러로 늘어날 것이며 상당 부분을 가상 인플루언서가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상 인플루언서들은 SNS상에서 이성친구와 연애의 과정을 모두 드러내는가 하면 친환경 등 사회적 이슈에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걸 즐긴다. 고가의 패션을 즐기고 대중문화에 열광하며 MZ세대 ‘자아’를 가지고 있다. 팬들과 댓글로 소통하며 인스타그램 기반으로 활동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가상인간 ‘릴 미켈라’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300만명이다. 샤넬, 프라다 등의 고가 명품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고 옷을 협찬받는 등 일년간 그녀의 수익은 총 130억원에 이른다. 타임지에서는 그녀를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25인에 선정 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가상인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LG전자의 '김래아'는 올해 23살로 싱어송라이터 겸 DJ라는 설정의 가상인간이고 삼성전자도 '샘'이라는 가상인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가상인간인 '로지'는 어느덧 팔로워가 3만명을 훌쩍 넘는 인플루언서이다.

콘텐츠와 광고업계에서는 기업 모델 선정에 있어 가상 인플루언서들과 광고계약을 체결하며 기업 마케팅에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기업의 주요 타깃층인 MZ세대는 가상인간이라는 것에 대해 사람이라는 존재가 꼭 현실 세계에서 숨쉬고 움직여야만 한다고 믿지 않아 광고모델로 가상인간을 등장시켜도 효과가 크다. 

기업들이 가상모델을 선호하게 되는 이유는 실제 모델이 가질 수 있는 구설수나 사생활 리스크가 없고 공간적 제약이나 건강문제에서도 자유로운 것도 한 몫한다.  

지난달 ‘로지’가 출현한 신한라이프 출범 광고는 공중파에서 기업이 가상인간을 기업의 얼굴로 내세운 첫 시도다. 그 광고가 유튜브 조회수 천만회를 돌파하며 ‘로지’의 몸값은 올라가고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기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이미지를 타파하고자 디지털 혁신 기업 이미지를 주기 위해 과감하게 가상인간을 내세우고 음악을 제작했다”며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지난 1월 글로벌 IT 박람회 'CES'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가상인간 김래아를 각종 전자제품을 영어로 발표하도록 내세웠다. 

LG전자는 ‘김래아’를 소개하며 “가상인간이라는 것은 김래아를 설명하는 여러가지 키워드 중 하나이며 김래아는 항상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존재로서 소통하고 이야기할 수 있고 의견을 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가상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로지’가 신한라이프 출연 후 다른 광고 두편을 더 찍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로지의 공중파 출연 후 기업들의 관심이 다른 버츄얼 모델들에게도 확대 돼, 앞으로 가상인간을 기업에서 얼굴로 내세울 일이 많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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