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논현동에 분양한 ‘아스티 논현’ 내부 모습. 분양가가 평당 1억원대에 형성됐지만 대부분의 호실의 계약이 마무리됐다. [사진=롯데건설]
지난달 서울 논현동에 분양한 ‘아스티 논현’ 내부 모습. 분양가가 평당 1억원대에 형성됐지만 대부분의 호실의 계약이 마무리됐다. [사진=롯데건설]

[이뉴스투데이 김남석 기자] 아파트에 이어 오피스텔에도 평당 1억원 시대가 왔다. 약 2년 전부터 청담‧한남‧논현동 등 서울 주요 입지에 특정 수요를 노리며 등장한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아파트에 규제가 집중되면서 오피스텔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만큼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초고가에도 최고 경쟁률 47.5대 1…“아파트 공급 한계와 투자 수요로 더 늘어날 것”

28일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앞으로 하이엔드 오피스텔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통과 업무, 생활 인프라가 충분한 주요 입지에 주거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상업용지로 분류돼 있어 아파트를 조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해당 지역의 땅값을 고려했을 때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급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하이엔드 오피스텔 개념은 약 2년 전 등장했고 올해도 루카831, 아스티 논현 등이 새롭게 지어지며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확한 정의는 없지만 일부 수요층을 노린 초고급, 초고가 주거공간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이엔드 오피스텔의 시초로 볼 수 있는 ‘더 리버스 청담’ 전용면적 45㎡가 지난해 1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오피스텔 실거래가 기준 처음으로 3.3㎡당 1억원을 넘겼다.

형태가 조금 다르지만 ‘롯데월드타워앤드롯데월드몰’ 내 오피스텔도 지난 2019년 이미 평당 1억원을 넘겨 거래됐다. 해당 오피스텔은 지난 21일에도 전용 139.02㎡가 3.3㎡당 1억13000만원 수준인 4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오피스텔 매매가격 변동 추이. [자료=한국부동산원]
오피스텔 매매가격 변동 추이. [자료=한국부동산원]

올해 분양가 기준 3.3㎡당 1억원 이상 오피스텔도 등장했다. 강남역에 분양한 ‘루카 831’과 삼성동 ‘파크텐 삼성’, 서초동 ‘르피에드 인 강남’, 논현동 ‘아스티 논현’ 등이 모두 하이엔드 오피스텔을 표방하며 평당 1억원이 넘는 금액으로 시장에 나왔다.

특히 해당 단지들은 모두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고가 부동산 수요를 증명했다. 지난 5월 분양한 루카 831은 전용 54㎡의 최고 분양가가 21억원대에 책정됐음에도 불구하고 337실 모집에 총 4092명이 청약을 접수하며 최고 경쟁률 47.5대 1을 기록했다.

파크텐 삼성도 96실이 한달만에 모두 팔렸고, 르피에드 인 강남도 분양을 모두 마쳤다. 지난 6월 분양에 나선 아스티 논현도 현재 81실 중 대부분이 계약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거주와 투자 수요가 함께 몰리면서 오피스텔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고, 차별화와 고급화를 내세운 하이엔드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출과 전매 제한 등의 적용이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덜한 오피스텔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초고가 오피스텔의 경우 수요층이 달라 시장 파악에 한계가 있지만 최근 ‘똘똘한 한 채’가 각광받고 있고,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지역의 집값 상승률을 고려하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출‧전매‧실거주 등 주택 규제 강화로 오피스텔 ‘반사이익’

연도별 서울 내 오피스텔 거래량. [자료=직방]
계약일 기준 연도별 서울 내 오피스텔 거래량. [자료=직방]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서울 내 9억원 이상의 초고가 오피스텔 거래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직방 자료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지난 2019년 3만5511건에서 지난해 4만8393건으로 36.2% 증가했다. 올해도 7월까지 벌써 3만3811건이 거래됐다.

특히 서울 내 오피스텔 거래량이 △2019년 1만1133건 △2020년 1만4638건 △2021년(1월~7월) 1만224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약 30%를 차지했다. 이 중 9억원 이상 초고가 오피스텔 거래량은 지난 2019년 220건에서 지난해 351건으로 늘었다. 올해도 7월까지 168건을 기록하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오피스텔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낮은 규제 덕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과 거주지, 주택 보유 여부와 관계 없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고,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도 금액에 상관 없이 최대 70%까지 가능하다.

공급자에게 적용되는 규제도 적다. 서울 대부분 지역에 시행 중인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분양가 책정에서 자유롭다. 특히 초고가 오피스텔의 경우 서울 주요 입지의 비싼 땅값과 유명 인테리어 자재, 고가 마감재 등을 사용한 만큼 높은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어 공급자의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다.

오피스텔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아직까지 저금리가 이어지고 있고, 시장에 풀려있는 돈이 많은 상태에서 주택 관련 규제가 늘어나 오피스텔에 대한 주거와 투자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초고가 오피스텔 역시 일반 오피스텔과 차별화된 입지, 설계,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한정된 수요층이지만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입지를 고려했을 때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적어 임대수익과 함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 전망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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