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5∼59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한 코로나19 백신접종 위탁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이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만 55∼59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한 코로나19 백신접종 위탁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이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시동이 걸렸다. 정부는 최근 12세 이하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접종을 허가한 데 이어, 임산부 대상 접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백신 수급 불안정 문제가 선결과제로 떠오르면서 국산 백신 개발을 통한 ‘백신 자주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12세 이하를 대상으로 화이자의 백신 접종을 허가하면서 집단면역을 위한 백신접종 확대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6일 12세 이상에서 화이자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용법·용량은 12~15세엑 기존 16세와 마찬가지로 백신을 희석한 후 0.3ml로 1회 접종하고, 3주 후 추가 접종한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예방효과와 면역반응 등의 효과성은 접종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총 1983명(백신군 1005명, 위약군 978명)을 대상으로 예방효과를 평가한 결과 2회 접종 후 7일부터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은 백신군 0명, 위약군 16명으로 100%의 예방효과를 나타냈다.

안전성의 경우 백신을 접종받은 12~15세에서16세 이상과 전반적으로 유사해 양호하다는 판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안전성과 효과성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이뤄진 조치”라며 “최근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에서도 예방효과와 안전성이 충분하다는 판단 하에 12세 이상 접종으로 허가변경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접종사례와 관련 데이터가 적어 후순위로 밀려난 임산부의 백신 접종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당국은 오는 9월 이전에 임산부를 비롯해 미접종 인원에 대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반 국민 백신접종을 진행하면서 남은 대상 접종은 관계 전문가와 논의해 8, 9월 이전에는 계획을 보고할 예정”이라며 “위중증 현황 등 역학적 자료와 예방접종 경험에 따른 효과·안전성 데이터를 분석한 후 접종 의향성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임산부에게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임산부는 비임산부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중증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백신 개발사에서 당초 임상시험을 진행할 당시 임산부와 소아청소년 등을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아 안전성·유효성 데이터가 적은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아직 임산부 접종을 미루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델타’ 변이바이러스 대응을 위해서라도 접종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지만 최근 불임 등에 대한 우려도 높아 미국 사례와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소아청소년과 임산부 등 미접종 인원에 대한 접종이 다가오는 가운데 정부는 먼저 50대 대상 1차접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26일부터 50대 1차접종 시작…수도권 ‘화이자’, 기타 지역 ‘모더나’= 당국은 26일부터 50대 대상 대규모 1차접종을 시작했다. 오는 31일까지 접종하는 수도권 대상자는 화이자 백신 접종을, 그 외 지역에서는 모더나 백신 접종을 원칙으로 한다. 모더나 백신만 공급받는 수도권 위탁의료기관 251곳에서는 모더나 백신을 사용한다. 

만 55~59세 354만여명, 50~54세 380만여명이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 다만 국내 백신수급 문제는 선결과제다. 백신 접종 대상자를 확대하는 데 앞서 당장의 접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50대 접종에 600만회가 넘는 모더나·화이자 백신이 필요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물량은 약 400만회로 알려졌다.

앞서 당국은 50대를 대상으로 2차까지 접종 가능한 모더나 백신 물량이 확보됐다고 확신한 바 있다. 하지만 모더나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현재 화이자 백신도 추가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백신 수급물량에 대해 비공개 원칙을 유지해온 당국은 최근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임은 인정했다. 다음달 초 50대 접종자가 맞을 백신의 종류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당국은 불안정한 백신 공급 일정을 시인하면서 주 단위로 개별 안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바이러스 대응책으로써 논의되고 있는 ‘부스터샷(추가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면 글로벌 백신수급이 보다 불안정해져 국내 수급에 더 큰 타격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공산이 크다.

◇정부 ‘백신 자주화’ 계획 재조명…전폭적 지원·제약사 개발 열기 ‘시너지’= 이에 백신수급 문제를 중장기적으로 타개할 수 있는 ‘백신 자주화’ 계획이 재조명받고 있다. 최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정책과 제약사들의 개발 열기가 아우러져 시너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6일 코로나19 백신 관련 기업에 180억원을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 구축을 위해 확보한 추가경정예산 180억원으로 코로나 백신 생산, 원·부자재 시설, 장비 지원사업을 실시할 것”이라며 “백신 생산역량 확보를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원은 백신 생산 능력이 있는 기업 중 투자 여력이 낮은 중견·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더불어 제약사들의 국산 ‘mRNA(메신저 RNA)’ 백신 개발에도 속도가 붙었다.

에스티팜, 한미약품, GC녹십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은 최근 에스티팜이 후보물질을 발굴한데 이어 면역원성 시험에 진입하는 등 개발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컨소시엄은 내년까지 전 국민 1인 당 2회 접종이 가능한 1억 도즈 분량의 mRNA 백신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에스티팜은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에 대응 가능한 후보물질을 올해 내에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mRNA 백신 생산에 필요한 ‘pDNA(플라스미드 DNA)’를 공급하고, GC 녹십자는 완제의약품 생산을 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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