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미래모빌리티연구소 소장. [사진=노해리 기자]
김태년 미래모빌리티연구소 소장. [사진=노해리 기자]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시장을 파괴하는 혁신기업만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장악할 겁니다. 세간의 비웃음을 샀던 테슬라처럼.”

30여 년을 자동차에 푹 빠져 지낸 이가 말하는 자동차의 미래다. 다소 과격한 표현이지만 테슬라를 예로 들자 수긍이 간다. 지금의 자동차 산업은 더할 나위 없는 과도기다. 국산, 수입차 기업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성능을 더한 전기차를 내놓고, 한 편에선 내연기관차 생산을 줄여 일감 감소, 인력 감축이 우려된다며 농성에 나서기도 한다.

이 한가운데서 고심이 많은 건 소비자일 터. 내 차를 더 타야 할지 바꿔야 할지 미래의 자동차산업이 궁금한 이들에게 그의 제언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30여 년 자동차와 함께 해온 김태년 미래모빌리티연구소장을 만났다.

자동차산업협회에서 26년간 몸담아 온 김태년 소장이 퇴임하자마자 곧장 미래모빌리티연구소를 차린 이유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을 위해서다. 김 소장은 “협회에선 회원사 입장에 선 경우가 많아 순수하게 자동차산업을 바라볼 수 없었다”며 “제3자의 입장에서 소비자만을 위한 자동차 산업 연구를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 소장은 미래 자동차산업을 ‘자동차’에 국한하지 않고 ‘모빌리티’(탈 거리의 모든 것)으로 넓혔다. 김 소장은 “미래엔 자동차에 더해 더 다양한 탈 거리가 등장할 것”이라며 “때문에 에너지를 가진 국가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글로벌 자동차 산업 자동차는 유럽에서 발현됐으나 21세기엔 중국이 유력, 22세기에는 인구가 많고 자원이 가득한 인도나 중동이 시장을 집어삼킬 가능성을 점친 이유다.

누군가는 웃을 수도 있지만 영 오지 않을 이야기는 아니다. 미국의 테슬라가 그랬다. 전통적 내연기관차가 버티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 과감하게 ‘전기차’를 선보인 수년 전 테슬라는 현재 전세계 9대 자동차 업체들의 시가총액을 합한 것보다 많은 거대기업이 됐다.

김 소장은 그 어떤 기업이든, 어떤 국가든 자동차 미래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배터리’로 봤다.

그는 “내연기관차는 엔진부터 시작해 수많은 크고 작은 기술력과 장비를 갖춰야 만들 수 있었다”며 “그러나 전기차는 다르다. 자율주행을 조정할 소프트웨어만 갖추면 이를 감쌀 외관, 타이어만 있으면 된다”며 “아주 단순한 차체에 배터리를 장착하면 되는데, 이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희토류 등 광물이 주원료다. 현재는 중국이 최대 보유 중”이라고 했다.

그는 “자동차 전문기업이 아닌 서비스 업체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자동차는 하드웨어로 전락할 수밖에 없어 자동차 시장의 경쟁구도의 틀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며 “미래 모빌리티는 ‘종합적인 서비스 플랫폼’으로 ‘초연결 사회’를 주도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동차산업이 하드웨어 기술력이 아닌 IT를 기반으로 한 무한가치 창출이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이런 편리함과 성장 가능성에 힘입어 이제 전기차에 다가가려는 소비자가 여전히 불편한 시대란 점에 김 소장은 안타까워했다.

그는 “전기차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에 정부가 따라가는 속도는 아쉽다”며 “친환경 정책과 더불어 전기차를 많이 팔려면 소비자가 불편한 것만 없애주면 된다. 지원금 혜택 등도 좋지만 충전기를 주유소처럼 곳곳에 놔주고 전기 충전 전기 요금을 감면해주는 게 가장 간단하고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김 소장은 또 “한국에 광물이 없어 한계는 있지만, 배터리 원료재를 가진 국가와 조인해 에너지 효율 높은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해 누구보다 먼저 생산해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대형 고급 전기차보다는 소형 전기차 출시도 인기를 끌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김태년(62) 미래모빌리티연구소장

26년간 자동차산업협회에 근무하며 미국 슈퍼 301조, 한미 FTA, 미통상법 232조, EU집행위 CO2 감축협정 등 통상문제를 주로 담당했다. 차량 배출가스 감축 등 환경관련 규제 대응, 정부 위원회 활동과 서울모터쇼 사무총장직을 역임했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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