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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기존 유통강자 롯데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던 신세계그룹이 상승세를 타고 온‧오프라인 유통패권을 틀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며 지난해 온-오프라인 기준 합산 거래액 37조5000억원 규모로 몸집을 불리게 된 이마트는 롯데쇼핑(총매출 21조5000억원)을 제치고 국내 유통 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됐다.

물론 인수를 통한 외형 확장이 신세계그룹 온라인 역량 확보와 직결되진 않는다.

정용진 부회장이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고 밝혔듯이 ‘1+1’의 답이 ‘2’가 아닌 ‘플러스 알파(α)’가 될 수 있어야 의미 있는 M&A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마트 입장에서는 상당한 재무부담을 안고 인수를 진행한 만큼 앞으로 어떠한 온라인 전략을 제시할 것인지, 이에 따른 시너지가 얼마나 나올 수 있는지에 따라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방향이 달려 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온-오프라인 연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변화하는 유통 흐름의 핵심은 온라인 시장에 무게가 쏠리는 가운데 쓱닷컴과 이베이코리아는 물론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등 오프라인 채널 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베이코리아의 270만 스마일클럽 회원을 확보한 쓱닷컴은 고객 접점과 함께 숙련된 IT전문가를 등에 업고 온라인 사업의 규모와 성장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게 된다.

쓱닷컴은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할 계획인데 이베이코리아의 대량 물량을 확보, 물류센터 가동률과 투자 효율화까지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외형 확대와 통합매입으로 가격경쟁력 제고도 기대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신세계그룹의 사업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로 180도 전환하기 위한 시작점이라는 평가다. 인수를 계기로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은 약 50%에 달하게 된다.

신세계 측의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이라는 설명과도 일맥상통한다.

신세계는 향후 최첨단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하고,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당일배송 등을 통해 셀러 경쟁력 향상은 물론, 이베이의 대량 물량을 기반으로 센터 가동률을 높여 투자 효율의 극대화도 기대된다.

이마트 강희석 대표도 “이베이 인수는 온라인이 아니라 유통판 전체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SSG닷컴은 자동화 온라인스토어(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를 중심으로 한 콜드체인 배송 시스템과 재활용 가능한 보랭제 에코 아이스팩을 활용한 새벽배송 서비스, 냉장·냉동이 가능한 전기차를 활용한 친환경 배송 등 다양한 물류 혁신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 본점 전경. [사진=신세계]
신세계 본점 전경. [사진=신세계]

계열사 실적도 가시적이다. 각 부문별로도 코로나19 이후 부진의 터널에서 가장 빨리 빠져나오고 있다.

신세계의 지난 1~5월 누계 총매출액(별도 기준)은 1조75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9%나 신장했다.

이미 1분기에도 연결기준 매출 1조32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영업이익이 37배 넘게 늘기도 했다.

명품 소비 트렌드와 보복소비 확대에 따른 수혜는 2분기를 넘어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백화점 부문만 해도 1분기 매출 49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8% 성장하며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

2019년 대비로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8%, 17.9% 늘어나며 코로나19를 딛고 안정적인 외형 성장에 들어갔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SSG닷컴 확대 시너지까지 더해지면 향후 유통가 선두주자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온-오프라인 채널과 야구단 SSG랜더스·스타벅스·조선호텔까지 총동원, 계열사와의 연계 시너지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부침을 겪었던 면세사업도 전망이 좋다.

무착륙 관광 비행 등 국내수요가 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다가 백신 보급 확산에 따라 하반기부터 급증이 점쳐지면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에도 해외 패션과 수입화장품의 고성장, 고마진 기조를 타고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한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누리꾼들에게 ‘용진이형’이라는 애칭으로 통할 정도로 친근한 이미지를 자랑하는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야구단 SSG랜더스를 창단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각종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계열사별 연계 마케팅이 더 극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이베이코리아 통합과정에서 초반 마케팅 과정이 절실히 필요한 가운데 정 부회장이 나서 적극적인 어필을 할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다.

그동안 정 부회장이 들여왔다가 철수한 사업으로는 부츠, 피코크, 삐에로쇼핑, 제주소주 등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정 부회장의 사업 성공 사례인 스타벅스, 스타필드를 넘어 신세계그룹의 명운을 뒤바꾸는 선택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에서도 ‘올해는 신세계의 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라면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반 유통사임에도 디지털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어서 두 부문에서 낼 수 있는 시너지를 잘 활용하면 유통사 1위 자리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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