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하연 기자]
한국상영관협회장이 12일 오전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극장업계 정부지원 호소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멀티플렉스(롯데시네마, CGV, 메가박스, 씨네Q) 각 사 국내사업본부장을 비롯해 최낙용 예술영화관협회장, 위탁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사진=신하연 기자]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기생충, 미나리 등 한국영화가 국제 무대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지금, 영화산업을 방치하면 제2의 기생충, 제2의 봉준호, 제2의 윤여정은 기대할 수 없다.”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이 12일 오전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진행된 극장업계 정부지원 호소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상영관협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에는 멀티플렉스(롯데시네마, CGV, 메가박스, 씨네Q) 각 사 국내사업본부장을 비롯해 최낙용 예술영화관협회장, 위탁사 대표가 참석했다.

이창무 회장은 “영화산업은 세계를 선도해나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문화산업이지만 코로나19 이후 각종 재난지원에서 철저히 소외돼 있다”며 “극장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지침에 따라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늘 지원에서 배제되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타계를 위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보호 방안으로 영화산업 존속을 지원하며 장기적으로는 영화산업을 기간산업으로 보고 과감한 지원 예산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최낙용 대표는 “사전 지원보다 사후 대책이 더 어려운 일”이라면서 “시간이 없는 비상사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년간 변화없는 영화관 정책의 재검토와 이 재난상황을 견뎌낼 지원 프로그램이 수립되지 않으면 전국의 독립예술영화관 대부분은 한두 해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게 될 것”이라며 “영화산업의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해서는 그 근간이 되는 독립예술영화업계, 특히 독립예술영화관의 생존책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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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 회장이 회견문 낭독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신하연 기자]

위탁사업주도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개인 사업주가 운영하는 위탁사는 전체 영화관의 37%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대기업 멀티플렉스 간판을 달고 있어 소상공인 요건에 맞지 않아, 관리비나 임대료 지원이 쉽지 않다.

임헌정 CVG 대구칠곡점 대표는 “지금은 대기업이냐 아니냐를 논하지 말고 모든 영화관에 대한 정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가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최근 3년 동안 영화계가 낸 영화발전기기금을 돌려주거나 저금리 대출의 길이라도 열어달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상황으로써는 영화발전기금을 낼 여력도 없다”며 “이대로 계속 지속되면 단언컨대 1년 뒤에는 한국에서 영화관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영화관업계는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해결책으로 △영화시장 정상화를 위해 배급사들의 영화 개봉을 독려할 수 있는 ‘개봉 지원금’ 및 관객들의 문화생활 확대를 위한 ‘입장료 할인권’ 지원 △2021년 영화발전기금 납부 전면 면제 △피해 극장에 실효성 있는 금융 지원 △단계별 음식물 취식 완화 등 실질적인 지원책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정부와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발전기금 운영방식도 지적됐다.

이 협회장은 “영화산업 지원을 위해 사용된 재원은 영화 티켓값의 3%를 모아 조성한 영화발전기금을 전용해 마련한 것으로, 당연히 극장을 포함해 영화업계 구제를 위해 쓰여져야 하는 돈임에도 정부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제약을 가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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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메가박스 동대문 로비. [사진=신하연 기자]

지난 2007년부터 14년간 납부되고 있는 영화발전기금은 매년 500억원 규모로, 현재까지 5000억원가량이 납부됐지만, 위기를 겪는 상영관에 지원된 금액은 30억원가량에 불과하다.

상영관은 현재 영화발전기금 납부도 어렵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사례 이후에는 영화관에서의 2차 감염이 전무했음에도 폐쇄 공간이라는 영화관 특성상 이용객수가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영화산업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영관(극장)이 초토화 되면서 그 여파는 한국 영화업계 전반에 걸친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영화산업은 2020년 전체 극장 관객수가 전년 대비 74% 감소하며 통전망이 가동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무급휴직, 운영시간 축소, 일부 지점 휴업·폐점 등 자구책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지속적인 적자 누적에 정부의 각종 재난 지원 정책에서도 제외되며 자구책을 통한 운영도 한계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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