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대표. [사진=안경선PD]
김지훈 대표. [사진=안경선PD]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산수는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입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플라스틱 연간 사용량은 전 세계 1위에 달한다. 사람 한 명이 1년간 무려 132.7kg의 플라스틱을 쓰고 버리고 있다.

플라스틱폐기물 발생량은 지난 2017년 기준 연간 790만t으로, 5년간 30% 가까이 증가했다.

폐플라스틱은 버려진 이후 자연적으로 부패하기까지 막대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표적인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낙인 찍혀 있다.

이에 최근 대체물질 도입을 통한 친환경생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금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단순히 제품 생산단계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방법이 주를 이뤄왔다면, 이제는 자연물질과 동일하게 스스로 썩어 자연에 이롭게 작용하는 생분해 플라스틱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

이에 <이뉴스투데이>는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의 최전선에 서 있는 ‘산수음료’를 찾았다.

이곳에서 헬스케어 IT분야 연구자를 시작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생수기업 CEO로서 인생 2막을 연 김지훈 대표를 날 수 있었다.

 


◇산수와 친환경, 그리고 김지훈


“원래는 항암연구 연구자가 꿈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공백에 대표로 취임하게 됐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산수의 CEO로서 시작에 대해 김 대표는 이렇게 회상했다.

지난 1984년 설립된 산수음료는 국내에서 최초로 상업용 생수를 시판하기 시작한 5개 기업 중 하나다.

정식 인가를 받기 3년 전인 미군 납품 경력까지 모두 포함하면 국내 생수기업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창업주인 고(故) 김태룡 회장은 재활용이 어려운 일반 페트병 대신 폴리카보네이트(PC) 생수통을 도입하면서 업계의 친환경 바람을 이끌었다.

2010년에는 국내 중소기업 중 최초로 PET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대 20%까지 줄인 경량화 용기 개발해 18g 수준에 머물렀던 기존 생수병 무게를 14g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첨가제를 넣지 않은 순수 소재 PET 개발에 나서는 한편, 물로도 제거할 수 있는 친환경 접착제 사용을 통한 재활용 확대 등 친환경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실천해오고 있다.

이 같은 친환경 DNA는 2018년 산수의 젊은 CEO로 변신한 김지훈 대표에게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김 대표는 “취임하고 첫 달 국내에서 매달 발생되는 플라스틱의 규모를 알게 돼 매우 놀랐다”며 “매달 1억병에 달하는 병이 버려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발생되는 페트병의 재활용 비율은 전체의 21%에 불과하다. 매립되는 페트병은 연간 100만t에 달한다. 특히 국내에서 한 해 출고되는 페트병의 70% 가량은 생수병이다.

그는 “재활용되지 않고 그냥 버려지는 페트병이 계속해서 증가한다면 향후 일회용 페트병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생수기업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이라며 “기업의 이윤창출이라는 목적에 매몰된 환경문제가 우리의 목을 조여 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환경의 적 플라스틱에 ‘에코’를 심다


김 대표의 취임 이후 산수는 본격적인 친환경 행보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선보인 바이오-페트(Bio-PET) 개발을 기점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 가량 낮춘 ‘아임 에코(i’m eco)’ 패키지를 선보이면서 플라스틱의 친환경화를 이끌고 있다.

“우리 주변 곳곳에 쌓여가는 플라스틱 폐기물들을 보면서 생분해 소재 개발에 나서게 됐다. 해마다 악화되는 기후 환경은 우리의 자녀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절실했다.”

‘아임 에코’ 패키지.
‘아임 에코’ 패키지.

산수는 병과 라벨, 뚜껑 등 페트병 전체에 사탕수수와 옥수수 등의 친환경 저탄소 소재를 사용한 PLA(Polylactic Acid) 소재의 페트병 개발에 성공했다.

PLA 소재 페트병은 180일 내 완전 분해가 가능한 생분해성 소재로, 물과 이산화탄소, 양질의 퇴비로 완전히 분해되기 때문에 친환경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한 이유는 발전 방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기존 용기 중 많은 용기들의 경우 재활용이 어려운 케이스 많아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일단은 용기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생수용기에 우선 적용했다. 향후 활용처를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수가 이끄는 친환경 바람, 이제는 ‘그린플라스틱’ 연합으로


산수와 같이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여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산수는 공통의 목적을 지닌 기업들과 친환경 플라스틱 소비재의 올바른 생산과 소비 가치를 공유하고 기업 간 교류를 통해 친환경 플라스틱 생태계 구축을 도모하는 ‘그린플라스틱 연합’을 창설했다.

그는 그린플라스틱 연합의 창설 배경에 대해 “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현장과 엇박자가 나는 경우 많았다”며 “실제 현장과 정책 사이의 괴리가 있어 이 같은 부분들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린플라스틱 연합에는 산수를 비롯해 △씨팩코리아㈜ △자강산업 △호명화학공업㈜ △㈜에코매스 △㈜한창제지 △SKC △SK케미칼㈜ △Total Corbion PLA △롯데마트 △블랙야크 △CJ 제일제당㈜ △조은플라텍 △㈜드림 △㈜리와인드 △㈜몰텍코리아 △㈜보타쉬 △㈜BGF에코바이오 △㈜아룸 △테라싸이클 △포천음료㈜ △한일프라콘 주식회사 △재단법인 한국세계자연기금 △대상 T&C △포스코 인터내셔널 △이와타니산업 △삼양패키징 △롯데케미칼 등 친환경 포장재를 지향하는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했다.

김 대표는 “천연원료 유래, 저탄소, 생분해 등 환경의 부담을 줄이는 진정한 ‘그린플라스틱’ 산업의 발전 및 육성을 통해 올바른 플라스틱 소비문화를 정착시키고 환경보호 및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에 기여하기 위해 연합을 창설하게 됐다”며 “단순한 기업 간의 협업을 넘어 상생을 통한 선순환 시스템 구축에 나설 계획이며, 공동기술 및 제품개발을 통해 불필요한 상호경쟁을 방지하는 등 공동협력 체제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라스틱 산업 전체가 환경오염의 주범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기업, 소비자, 정부가 함께할 수 있는 매개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의 가치, 산수에서부터


산수는 그동안 버려지는 용도로 사용돼 왔던 플라스틱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다.

단순히 마시고 버리는데 익숙한 사람들에게 환경의 가치를 전하고 적자를 감수하며 환경에 이로운 플라스틱을 개발하는데 투자하는 이 시대의 기본 개념인 물질주의에서 벗어난 친환경 행보의 최전선에 서 있다.

특히 작년 6월에는 환경부와 협약을 맺고 ‘자가 회수’ 시스템을 도입해 차량 구입 등 설비투자에만 5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중이다.

김 대표는 산수가 그려나가는 미래에 대해 “과거에는 생수를 가장 오랫동안 생산한 기업이었다면. 현재는 생산·소비·폐기에 이르는 전 단계에 친환경을 접목한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단계”라며 “친환경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뜯어 고쳐야 한다. 남들이 걷지 않을 길을 간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이 길 자체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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