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민 대표
오정민 대표

수입차를 타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구입자금 아니다. 바로 서비스센터 예약 후 긴 시간 기다려야하는 인내심이다.

물론 메이커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수입차 판매량과 선호도 1, 2위를 유지하고 있는 벤츠와 BMW의 경우 서비스센터 예약을 잡기 어렵기로 유명하다. 어렵게 잡은 예약으로 서비스센터에 방문했을 때도 모델과 연식에 따른 차별 대우와 가격 폭탄도 감내해야 한다.

최근 필자의 지인은 벤츠 E클래스 신형을 구입했다. 처음엔 GLB 출시 소식을 듣고 전시장에 방문했다고 한다. 필자가 지난번 칼럼에서 “자동차는 타보고 결정하라”고 언급했듯이, 해당 차량을 시승한 결과 SUV 모델보다는 세단이 더 어울린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기분 좋게 구입한 차를 타고 1개월이 지난 시점에 RPM이 오르내리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ECU 프로그래밍 재세팅으로 큰 문제 없이 해결됐지만 이를 진단 받고 처리하기 위해 기다린 기간이 1개월 반이었다고 한다. 신차를 출고 받아 탄 시기보다 서비스센터를 예약하고 기다린 기간이 더 길었던 것이다. 무상 서비스 기간이라 수리비를 부담하진 않았지만 약 150만원 상당의 정비 내역서에 표기됐다고 한다.

어떤 운전자는 중고 벤츠 E클래스를 타고 센터에 방문했을 때, 엔진오일과 브레이크패드 등을 세트로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성의없게 안내하고, 이전 차주가 서비스센터가 아닌 곳에서 정비를 받아 소모품 교환 기록이 없다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중고차로 구입했지만 신차 그랜저보다 비싼 경우였다.

대부분 서비스센터의 매니저들은 친절하고 이런 일은 극히 일부라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보증기간이 끝난 이후의 소모품 교환비나 수리비는 차치하더라도 수입차를 타는 운전자들은 이와 같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작년도 수입차 판매대수는 약 27만대로 이 중 벤츠, BMW가 약 14만대로 절반을 넘었다. 올해는 30만대를 넘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중고차 판매대수까지 포함하면 두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수입차 판매대수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판매 대수와 비례해서 서비스센터는 늘지 않는 것이 유감스러운 현실이다. 서비스센터를 확대와 해당 인력 확충 등의 투자를 해야 할 수입차 메이커가 사후대응 투자는 제자리 걸음이다.

특히 벤츠코리아의 경우 수입차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약 30%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한국에서 돈 벌고, 이익은 자국으로 보낸다’는 논란의 중심에 있다.

벤츠는 전연령대의 운전자가 선호하는 브랜드로, 3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소형차부터 준중형ㆍ중형세단, 대형차, SUV, 고성능차에 이르기까지 전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BMW는 화재, 아우디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렉서스 토요타 혼다 등 일본차는 노 재팬(No Japan) 불매운동의 이슈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제 벤츠는 매출액 기준으로 르노삼성차, 쌍용차를 넘어선지 오래고, 현대기아차에 이어 한국지엠(쉐보레)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를 우선하다 보니 서비스센터 품질 관리가 뒷전으로 밀려난 듯하다. 이대로 가다간 충성고객들마저도 잃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왜 수입차 운전자들이 결국 국산차로 갈아탄다는 얘기가 나오겠는가.

수입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이익을 본 메이커들이 작년부터 코로나19로 그동안 진행했던 자사 고객을 위한 외부 행사나 마케팅 활동도 취소 혹은 축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

벤츠코리아와 같이 대기업의 경우, 사회공헌활동이 불우이웃을 돕는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 차를 많이 판매한 만큼 그에 비례하는 서비스센터 구축과 전문 인력 충원이야말로 지역발전과 일자리 확충 등의 동반성장을 위한 사회공헌이 아닐까.

결국 그 투자는 브랜드 충성도를 통해 자사의 이익으로 돌아올텐데 말이다.

<저자 약력>
-현 오토비즈컴 대표
-현 고려대 온라인마케팅 AMP 겸임교수
-전 현대캐피탈 오토인사이드 대표
-전 SK엔카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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