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대규모 시설 투자와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등에서도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사진=SK㈜]
올해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대규모 시설 투자와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등에서도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사진=SK㈜]

[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올해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대규모 시설 투자와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등에서도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지난해 확산된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호황이 이어졌다. PC와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비롯한 가전제품 판매량이 증가했고 이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는 지난 1월말 기준 DDR4 8GB D램 고정 가격이 5.26%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까지 D램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해왔다. 업계에서는 서버용 D램의 경우 지난해보다 35~40%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PC용 D램과 모바일 D램도 5% 이상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PC 수요 초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버 고객사들의 재고조정이 일단락 된 상황”이라며 “D램 가격 상승 흐름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의 본격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반도체 수요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등이 대규모 시설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해 5G 통신칩과 AP(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이미지센서 등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차질을 빚는 가운데 미‧유럽 등에서는 반도체 자립을 선언하고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 시설투자 확대=올해 초 인텔은 미 바이든 행정부에 공개서한을 통해 반도체 산업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투자를 종용했다. 또 2023년까지 7nm(나노미터) 중앙처리장치(CPU) 대부분을 자체 생산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반도체 시설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인텔의 구체적인 방안은 오는 15일 차기 CEO로 내정된 펫 겔싱어의 정식 취임 후 발표될 예정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 대만 TSMC는 올해 초 280억달러(한화 31조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투자한 172억달러(한화 19조원)보다 60% 이상 많은 금액이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달러(한화 13조원3000억원)를 투자해 5nm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데 이어 일본 쓰쿠바시에 200억엔(한화 2114억원)을 투자해 후공정 개발 센터를 설립한다. 향후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투자계획은 이달 중 열리는 이사회의 최종 결정만 남아있다.

이 외에도 대만 타이난시에도 7000억타이완달라(한화 27조6600억원)을 투입해 3nm 공장을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도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미국과 생산시설 투자에 대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미 오스틴에 170억달러(한화 18조800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증설 투자와 관련해 향후 20년간 8억550만달러(한화 9500억원)의 세제 혜택을 요청 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설비 투자에 36조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 실적발표에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3년 내 의미있는 M&A를 추진할 것으로 예고했으며 업계에서는 최근 수급 차질을 빚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업체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네델란드 NXP, 독일 인피니온, 일본 르네사스, 미국 IT,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3조5000억원을 투입한 경기도 이천 M16 공장의 준공을 마쳤다. M16공장은 SK하이닉스 최초로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가 도입됐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EUV 기술이 적용된 D램을 생산할 계획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5G, IoT, 전장, 클라우드, 재택근무환경, 고성능 게임 등 다양한 전방 산업의 성장에 따라 파운드리, 메모리 등을 가리지 않고 선단 공정과 후발 공정 모두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반도체 공급부족 상황에서 TSMC가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삼성전자의 메모리와 파운드리 설비투자도 기존의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업계의 추가적인 증설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이후 비대면 수요 증가로 인해 데이터센터 투자가 재개되고 있고 PC 판매가 최근 10년간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며 “인텔 위주의 프로세서 시장이 AMD, ARM 등 다변화되며 수요 증가로 연결돼 파운드리 업종의 장기호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EU 등 반도체 자립 선언, 대규모 투자 예고=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미국‧유럽연합을 중심으로 반도체 자립론이 대두되고 있다.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 장관은 지난 5일(현지 시간) 최대 500억 유로(한화 67조1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한 유럽연합(EU) 내 첨단 반도체 제조기술 발전 프로젝트에 10억유로(한화 1조3400억원)를 즉각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19년부터 EU가 공동으로 추진한 공동 관심분야 주요 프로젝트(IPCEI)의 일환으로 최근 BMW와 폭스바겐 등 EU 내 완성차 업체의 반도체 수급 어려움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자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EU는 향후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생산되는 반도체와 마이크로프로세서 생산량의 5분의1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미국 민관 합동 기구 국가인공지능보안위원회(NSCAI)는 한국과 대만 등을 앞지르는 수준의 세제혜택과 기반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텔, 퀄컴, AMD 등 미 반도체 최고경영자 21명은 미 반도체 업계도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다.

현재 미국에서느 의회를 중심으로 반도체 제조 시설 자국화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강조한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미국내 반도체 자립 움직임은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 의회에 외국 파운드리 업체라도 미국 내 공장을 짓는다면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칩스(CHIPS : Creating Helpful Incentives to Produce Semiconductors) 법안이 계류 중에 있으며, 연내 통과가 유력시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위해 2014년부터 최근까지 1조위안(한화 170조원)을 투입해 왔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 1400억위안(한화 24조원)을 투자했다. 전체 투자 중 70%가 반도체 설계와 디자인 공정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에서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조원 규모의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프로젝트 추진을 발표한 바 있으며 올해는 차세대 센서, 신개념 인공지능 반도체(PIM) 등에 대규모 R&D 3대 프로젝트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10년간 2조5000억 규모의 투입될 예정으로 정부는 이를 통해 2030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실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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