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이재현 CJ 회장. [사진=각 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이재현 CJ 회장. [사진=각 사]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19일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33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범삼성가의 분위기에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삼성가와 CJ가에 화해무드가 조성된 만큼 그동안 따로 지내던 추도식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CJ는 2012년부터 추도식을 따로 진행하고 있다. 당시 이맹희 CJ 명예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이에 아버지 이병철 창업주 상속분을 두고 소송이 불거졌다. 특히 2012년에는 삼성그룹 측이 CJ그룹의 선영 출입문 이용을 저지했다는 소문이 나면서 양 측의 냉기류가 흘렀다. 

당시 이재현 CJ 회장은 별도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CJ그룹 임원 50여명이 이후 선영을 찾아 참배했다. 이때부터 지난해까지 삼성과 CJ는 각자 다른 시간에 선영을 찾고 있다. 

2014년 이재현 회장이 횡령·배임·탈세 등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이던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범삼성가에서 이재현 회장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화해무드가 흘렀다. 이어 2015년 이맹희 명예회장이 별세했을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 등 삼성가에서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이건희 회장 성매매 동영상과 관련해 전 CJ 임원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다시 한 번 냉기류가 흘렀다. 당시 전 CJ제일제당 부장이었던 선 모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 등 혐의로 2018년 징역 4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냉기류가 흘렀던 양 측에 변화가 생긴 것은 2018년부터다. 당시 삼성생명 대표이사까지 지냈던 ‘삼성맨’ 박근희 부회장이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임명되면서 양 측의 화해무드가 흘렀다. 당시 재계에서는 해당 인사에 대해 최고위급 인사의 합의가 없었다면 가능할 수 없는 영입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이건희 회장 장례식에서도 또 한 번 화해무드가 흘렀다. 당시 빈소를 가장 먼저 찾은 이재현 회장과 가족들은 유족들을 위로했다. 

당시 CJ그룹 측은 이건희 회장에 대해 “국가 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라며 “가족을 무척 사랑하셨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 아버지”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일찍 영면에 드셔 황망하고 너무 슬프고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 미국법인 산하 스타랩스는 CJ올리브네트웍스와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면서 사업 교류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협력은 선대의 악연을 끝내려는 3대 오너들의 노력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본래 이재용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은 인간적인 신뢰가 깊은 사이였으나 아버지 세대의 악연으로 왕래를 거의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2018년 이후 선대의 앙금을 끊으려는 화해무드를 조금씩 조성한 가운데 이건희 회장의 별세 이후 완전한 화해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산업 전반에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업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각각 전자와 유통·물류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두 사업의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당장 올해 추도식에서는 양 측이 함께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올해 추도식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삼성 측에서 오전에, CJ 측에서 오후에 선영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와 별개로 장손인 이재현 회장이 CJ인재원에서 제사를 지낼 것으로 전망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기존과 마찬가지로 삼성과 CJ가 따로 추도식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빠른 시일 내에 삼성과 CJ가 화해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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