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수 현대디자인오리지날리티 TFT 팀장 [사진=현대자동차]<br>
조범수 현대디자인오리지날리티 TFT 팀장 [사진=현대자동차]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삼각떼라는 별명은 오히려 이번 모델에 더욱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 4월 출시한 7세대 아반떼의 디자인을 담당한 조범수 현대디자인오리지날리티 TFT 팀장은 삼각형 테마를 고수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앞서 6세대 아반떼가 부분변경 이후 과도한 직선 디자인으로 '삼각떼'라는 혹평을 받았음에도 자신감 하나로 삼각형 디자인 기조를 이어갔다는 말이다. 

자신감은 성과로 나타났다. 올뉴아반떼는 사전계약 첫날 1만대를 돌파하며 이전 모델인 6세대(1149대) 보다 9배 높은 판매를 기록했다. 또 같은 달 내수에서 4년여 만에 최다 판매량을 달성했다. 출시 한 달만인 5월에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뽑은 이달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10월까지 5만대가 넘게 팔리며 준준형 세단 시장을 흔들고 있다.

조 팀장은 이미 출시 전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예상했다고 한다. 그는 "'파라메트릭 다이나믹스'라는 테마 안에서 적극 삼각형을 사용했다. 삼각형의 면은 그 자체로 빛이 반사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좋은 비율과 섬세한 디테일 요소를 곳곳에 추가해 정밀히 세공한 보석의 느낌을 높였다"며 "삼각형의 테마를 이어갔음에도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올뉴아반떼 [사진=현대자동차]
올뉴아반떼 [사진=현대자동차]

이처럼 올뉴아반떼가 기존 현대차 디자인과 차별점을 가진 대표적인 이유는 디자인 테마인 파라메트릭 다이나믹스의 영향이다. 순수한 디지털 이미지를 구현키 위해 수많은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쳤고, 그 결과 젊고 역동적인 감성을 극대화했다. 차체 곳곳에 있는 기하학적인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과 조형에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와 스포티한 스타일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본래 파라메트릭은 여러 개의 컴퓨터 수식을 적용해 직선 또는 표면 등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하는 캐드 시스템의 기법의 하나다. 전통적인 방식의 자동차 디자인은 스케치를 클레이 모델링으로 작업한 뒤 디지털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의문이다. 같은 삼각형 테마가 적용된 6세대 아반떼는 왜 삼각떼라는 놀림을 받았을까. 답은 페이스리프트와 풀체인지 모델의 개발 기간에 있었다.

조 팀장은 "풀체인지 모델을 훨씬 오랜 기간에 걸쳐 디자인하고,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경우 앞으로 나올 신차의 요소가 자연스럽게 적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라며 "올뉴아반떼의 디자인은 이전 아반떼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하기 전부터 구체화된 상태였고, 이전의 아반떼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미리 선보이기 위해 전략적인 페이스리프트 과정을 거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6세대 아반떼에는 올뉴아반떼의 디자인 철학이 미리 녹아들면서 다소 파격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다는 것이다.

올뉴아반떼 [사진=현대자동차]
올뉴아반떼 [사진=현대자동차]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올뉴아반떼의 전면부 디자인은 오로지 개성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됐다. 첫째는 도로 위 다른 차들과 달라 보이기 위함이고, 둘째는 SUV의 높은 도로점유율에 맞서 세단의 낮고 날렵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게 조 팀장의 설명이다. 이를 고려해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의 위치를 낮추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올뉴아반떼에는 저상화 설계가 특징인 3세대 플랫폼이 적용됐다. 착좌 위치, 후드 높이, 전고 등이 모두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스포츠카의 날렵한 비율을 구현한 올뉴아반떼는 이 덕분에 사이즈를 키운 프런트 엠블럼을 후드 위에 올려 존재감을 증폭시켰다.

조 팀장은 후면부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으로 C필러에서 트렁크 리드까지 연결되는 라인을 꼽았다. 차체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 3박스 세단의 경우는 C필러 라인이 트렁크 중간쯤에 도달하기 마련인데, 아반떼는 날렵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C필러에서 트렁크 리드까지 하나의 라인으로 연결했다. 여기에 예리하게 꺾인 트렁크 상단을 안쪽에 섬세한 파라메트릭 조형으로 채웠다. 이는 기존 철판으로 구현할 수 없는 디자인이라 트렁크 외판을 성형이 자유로운 플라스틱으로 제작, 내부에는 스틸 구조물로 강성을 확보했다. 디자인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다.

좌우로 연결된 테일램프 역시 올뉴아반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 요소다. 현대차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 ‘H’ 형상의 테일램프를 적용했다. 특히 야간에 테일램프가 점등되면 후면부를 메우는 강렬한 캐릭터 라인 속 H 형상의 라이팅이 존재감을 전달한다.

올뉴아반떼 레터링 [사진=현대자동차]

디자인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디테일도 돋보인다. 트렁크 중앙에 위치한 레터링도 삼각형을 테마로 새롭게 디자인됐다. 그는 "차량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삼각형이 몇 개 있을까 세어보는 것도 아반떼 디자인을 즐기는 유쾌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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