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사진=각 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사진=각 사]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유통과 여행업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국내 면세점 업계를 진두지휘하는 두 ‘사촌’의 올해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는 사실상 연간 적자가 확정적인 가운데 적자폭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9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이끄는 HDC신라면세점과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될 전망이다. 

12일 실적 발표를 앞둔 신세계는 3분기에도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신세계 백화점부문이 매출 1조1100억원대, 영업이익 29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분기 대비 실적은 개선됐지만 전년 동기 매출 1조6030억원, 영업익 960억원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면세점을 담당하는 신세계DF는 매출 3200억원, 영업손실 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까지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던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들어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영업실적도 적자전환 했다. 

증권가에서는 신세계 백화점부문이 4분기 7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세계DF는 4분기 적자가 200억원대 후반으로 3분기와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는 매출 8795억원, 영업손실 15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634억원에 비하면 적자폭을 크게 줄였으나 3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1분기 668억원 적자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적자폭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면세점 부문은 매출 7710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대 실적이다. 영업적자는 142억원이지만 1분기와 2분기에 비하면 3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호텔신라 역시 4분기에는 3분기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큰 차이가 나타나진 않을 전망이다. 시내면세점과 호텔&레저부문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는 올해 3조2000억원대 매출과 16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지난해 3개 분기 매출을 합친 것보다 조금 모자란 수준이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우선 e커머스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화장품과 벤처캐피탈(VC) 등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하고 있다. 앞서 정용진 이마트부문 부회장은 발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노리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다음달 중 발표되는 백화점부문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이 같은 기조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부진 사장은 우선 허리띠를 졸라매며 위기를 넘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정문과 면세점 부지에 짓기로 한 한옥호텔 공사를 10개월간 잠정 중단했다. 이에 따라 공사는 내년 8월까지 중단되며 완공일자도 당초 2023년 1월에서 2024년 5월로 연기됐다. 

한옥호텔은 이부진 사장의 숙원사업으로 지하3층~지상2층 규모에 2318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다. 투자규모를 최대한 줄여 적자 충격을 최소화해 위기를 넘긴다는 것이 호텔신라 측 입장이다. 

다만 면세점 사업 자체에 대해서는 코로나19라는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한 만큼 기업 입장에서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생긴 악재인 만큼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단지 고정비용을 줄이면서 이 고비가 지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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