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용산아이파크몰. [사진=연합뉴스]
CGV용산아이파크몰.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코로나19로 CJ그룹의 영화사업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3분기에도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4분기에도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 내 영화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CJ ENM 영화사업본부와 CJ CGV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침체를 보일 전망이다. 

CJ ENM은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집콕족이 늘어난 탓에 넷플릭스와 협업한 tvN 드라마들이 잇달아 성과를 내면서 방송과 커머스사업이 큰 성장을 거뒀다. 

그러나 영화사업은 극장 관객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대작영화들이 잇달아 개봉을 미룬 탓에 1분기부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영화사업 적자는 20억원이었으며 2분기에는 35억원으로 늘어났다. 

3분기에는 흑자전환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8월 5일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435만명 관객을 동원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그러나 뮤지컬 영화 기대작인 ‘영웅’과 SF영화 ‘서복’이 개봉을 미룬 탓에 여름 성수기를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실제 공연에서도 열연을 펼친 배우 정성화와 김고은 등이 출연한다. ‘서복’은 이용주 감독이 ‘건축학개론’ 이후 8년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공유, 박보검 등 미남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증권가에서는 영화사업의 3분기 영업이익을 25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58억원의 약 16% 수준이다. 

4분기에도 대작영화들의 개봉이 불투명한 가운데 ‘담보’와 ‘도굴’로 사실상 올해를 나야 할 가능성이 크다. 12일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되면서 대작영화들의 연내 개봉시기를 조율 중이지만 할로윈데이, 크리스마스 등 집단감염 확산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어서 섣불리 개봉시기를 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CGV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CGV는 2분기 매출 416억원, 영업손실 1305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716억원 적자에 이어 2배 가까이 적자폭이 늘어났고 매출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분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관객을 잠시 끌어모으긴 했으나 광복절 집회 이후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상향되고 할리우드 대작들과 한국영화 기대작까지 잇달아 개봉을 연기해 최악의 여름 성수기를 보냈다. 

8월 26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이 관객을 크게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거리두기 2.5단계 직격탄을 맞으면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14일 기준 ‘테넷’의 관객수는 188만명에 불과하다. 

4분기에도 신작 한국영화들과 재개봉, 특별전, 기획전 등으로 관객을 맞이할 전망이지만 할리우드 대작영화들이 모두 내년으로 개봉을 미뤄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 

특히 현재 좌석 가용률이 50%에 불과한 상황에서는 한국영화 기대작으로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거리두기 하향 조정에 따라 비수도권에서는 가용률 확대가 검토되고 있지만 수도권은 여전히 집단감염 가능성이 남아있어 가용률 확대가 조심스럽다. 

이 때문에 CGV도 올해 동안은 적자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CGV 관계자는 “할리우드 대작 영화들이 극장에 걸리고 좌석 가용률을 확대하지 않는 이상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듯”이라고 밝혔다. 

한편 CJ그룹의 영화사업은 이재현 CJ 회장이 공언한 ‘월드베스트 2030’을 책임질 중요한 축이다. ‘월드베스트 2030’은 2030년까지 식품과 ENM, 물류 사업을 세계 1위에 올려놓겠다는 비전이다. 이 때문에 CJ그룹은 이들 세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재편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까지 CJ ENM은 방송, 음반, 커머스 사업과 함께 영화사업 역시 큰 성과를 거뒀다. ‘극한직업’과 ‘엑시트’, ‘기생충’ 등이 잇달아 성공을 거뒀다. 

이미경 CJ 부회장은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미국 헐리우드리포터가 선정한 ‘올해의 국제 프로듀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 지난달에는 미국 아카데미영화박물관 부의장으로 선출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CGV 역시 CJ ENM과 그룹의 이 같은 호재에 힘입어 글로벌 체인을 확대하고 있었다. 또 상영관뿐 아니라 4DX와 스크린X 등 영사기술을 세계무대에 선보이며 기술기업으로 입지도 다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악재가 장기화되면서 그룹 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도 그동안 영화사업에 들인 공이 크다. 코로나19가 단기간 악재가 될지 장기적인 시장 축소로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CJ그룹도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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