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열 정치사회부장
안중열 정치사회부장

2022년 3월 차기 대통령 선거가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입니다. 야권 진영에서는 섭섭하게 들리겠지만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와 경쟁할 인물을 아직까지 내놓지 못하고 있지요.

이낙연 대표의 독주 체제는 코로나19의 국난과 함께 균열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지사가 정부여당과의 신중한 대응과 달리 강력한 행정력을 발휘하면서 코로나 리더십을 발휘하면서부터입니다.

민주당은 일단 전혀 다른 ‘스타일’의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일으키면서 차기 대선 여론을 이끌고 있는 지금 상황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복수의 여론조사를 통해 목도하듯 지나치게(?) 냉정한 이낙연 대표와 과하게(?) 열정적인 이재명 지사의 대선 기상도는 현재까지는 매우 맑습니다.

그럼에도 두 후보의 향후 행보에 따라 먹구름도 짙어질 수도 있습니다. 1년 6개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니까요.

이낙연, 당대표직은 ‘신의 한 수’ 아닌 ‘악수’ 되나

냉정하게 보면 이낙연 대표는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내내 변변한 검증대조차 거친 적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을 이끌 리더십이나 정책 등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도 않고 유력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셈입니다. 그간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한시적 당대표’를 선택했지만, 각종 악재에 리더십에 상처만 입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이 대표적입니다. 지난달 28일 서울동부지검이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면서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절대 지지기반이던 20~30대 젊은 층이 이탈하고 중도·무당층이 야권으로 전향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득보단 실이 너무도 큽니다.

이낙연 대표는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 초반 입단속을 했지만, 당 소속 의원들은 따르지 않아 머쓱해진 적이 한두 번도 아닙니다. 게다가 이 대표가 택한 ‘가스라이팅’(Gas Lighting) 전략이 자충수로 돌아왔습니다. 추미애 장관과 아들에 대한 의혹을 야당의 정치적 공세로 규정하면서, 지지층과 무당층의 이동으로 민주당이 입은 정치적 내상은 심각했습니다.

코로낭19 재확산에 따른 4차 추경안 준비과정에서도 손해만 봤습니다. 2차 재난지원금 논의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만 13세 이상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을 공개적으로 건의해 논란만 부추겼습니다. 지급 범위도 크게 줄면서 결과도 좋지 않았습니다.

당대표 취임 이후 내세운 정책도 딱히 없습니다. ‘DJ 3남’ 김홍걸 의원과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을 방출했지만, 의원직 유지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습니다. 취지가 좋다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들의 다주택 전수조사도 결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이재명, ‘민심‧원칙’ 둘 다 잡을까 다 놓칠까

지난 7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무죄 취지의 대법원 파기환송 결정에 날개를 단 이재명 지사는 어떨까요. 그간 이재명 지사는 ‘열정’으로 중무장하고 민심을 파고들었습니다. 시민들이 원하는 곳을 직접 찾아 맞춤식 목소리를 냈고, 현장행보가 어려울 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일대 계곡 내 불법영업 시설을 없앴습니다. 코로나19 정국 초기 진원지로 지목된 신천지를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대중을 열광시켰습니다. 공권력의 신천지 성전 강제진입 직전 기자회견은 이재명 지사에 대한 ‘의문부호’가 ‘느낌표’로 바뀌기도 했지요.

하지만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 10%로 인하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 입법 △기본주택 의제 제안 △부동산 백지신탁제도 도입 등 경기도지사가 아닌 차기 대권후보 행보엔 불편한 시선도 감지됩니다.

이재명 지사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이 대선 전까지 양날의 검인 이유입니다. 특히 조국 사태와 최근 추미애 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 등 민감한 사안에 말을 아끼던 그가 낯설기만 했습니다. 당 지도부와 당원들 눈치를 보지 않던 평소 이재명 지사의 모습은 아니었기 때문이죠.

만약 이재명 지사가 ‘친문(친문재인)계’와의 껄끄러운 사이를 고려했다면, 그에게 열광하는 지지기반이 진짜인 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재명 지사로서는 지속적인 이슈몰이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끌어모으면서 이낙연 대표의 대항마 자격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중도층 확장보다는 친문계 지지층의 마음을 얻으려면 당권을 장악한 이낙연 대표와 달리 특유의 선명성을 바탕으로 당·청과 건강한 대립구도를 형성해야 합니다. 이낙연 대표에겐 그런 이재명 지사의 존재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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