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어 마이스터에 새로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G2.5 T-GDI 엔진. 기아자동차 최초로 적용됐다. [사진=윤진웅 기자]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스팅어가 새로 심장을 이식해 돌아왔다.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지난 9일 스팅어 마이스터를 시승했다. 따로 코스가 정해진 게 없어 운전자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시승에 허락된 시간은 단 4시간. 12시 안국역 소재 야외주차장에서 출발해 16시까지 복귀해야 했다.

복잡한 심경이었다. 시원하게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싶다는 생각과 답답하더라도 도심을 직접 달리며 데일리카로써의 실용성을 알아보자는 마음이 충돌했다.

결국 후자를 택했다. 스팅어 마이스터를 타고 출퇴근을 하게 될 독자들을 위해 도심을 체험하는 편이 더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안국역에서 서울숲, 서울숲에서 망원동, 다시 망원동에서 서울숲, 서울숲에서 안국역. 서울의 좌·우측을 누비며 총 60km를 주행했다.

외관은 기존 모델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리어콤비램프 △매쉬 타입 18·19인치 휠 정도였다. 기존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인테리어의 변화는 한 번에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고급감이 확실히 높았다. 다이아몬드 퀼팅나파 가죽 시트의 역할이 컸다.

[사진=윤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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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는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아 경기 종료를 알리는 '체커 플래그' 문양을 입체적으로 형상화한 턴 시그널 램프를 적용했다. [사진=윤진웅 기자]
19인치 타이어. 기하학적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했다. [사진=윤진웅 기자]
D컷핸들과 스티어링휠을 감싸는 고급 가죽소재가 미묘하게 어울렸다. [사진=윤진웅 기자]
후방 시야 확보가 어렵다. 운전 중 룸미러를 자주 보는 기자에게는 상당히 불편한 요소였다. 디지털 룸미러가 간절했다. [사진=윤진웅 기자]

시동을 걸었다. 우렁찬 엔진음이 출발 준비를 알렸다. 그런데 별안간 빨간 색상 스팅어가 앞을 지나갔다. 기자가 탄 차량의 색상은 검정이었는데, 아무래도 빨강이 스팅어에는 찰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였나.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정도만으로도 스팅어의 성능이 크게 변화한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최근 내로라하는 고급 승용차들을 타온 터. 웬만한 성능으론 만족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속페달 한 번 만에 무너졌다.

흡사 스포츠카에서 들리던 엔진음이 전달됐다. 엔진음과 함께 어우러지는 진동이 심장을 울렸다. 치고 나가는 수준이 상당했다. 호기심에 슬쩍 밟았다가 너무 튀어 나가는 바람에 곧바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혹시 스포츠 모드로 설정됐나 싶었는데 일반 컴포트 모드였다.

강변북로에서 잠깐 원활한 교통상황을 맞이했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볼 기회였다. 둥둥둥둥. 뱃고동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앞차를 따라잡았다. 기아차가 모델명 하나 기가 막히게 지었구나 생각했다. 스팅(Sting)의 뜻은 '쏘다' '찌르다'인데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실감난다. 쏘는 것은 괜찮지만 앞차를 찌르지는 말아야겠다.

스포츠 모드로 바꿨다. 사실 교통 상황은 그대로였지만, 스포츠 모드 체험 없이 시승을 끝내기가 아쉬웠다. 간이라도 보자는 식이었다. 엔진음과 튀어 나가는 정도가 전보다 딱 1.5배 커졌다. 앞서 느꼈던 제대로 달리지 못한 아쉬움도 딱 그만큼 증가했다.

스팅어 마이스터는 기아차 최초 신규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 G2.5 T-GDI’가 탑재됐다.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 토크 43.0kgfㆍ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공인 연비는 11.2km/ℓ(2WD, 18인치 휠 복합 연비 기준)다.

특히, 코너링이 안정적이었다. 차량을 고의로 좌우로 흔들어도 불안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과거 스팅어가 처음 출시했을 때 봤던 영상이 떠올랐다. 당시 고속도로를 달리던 스팅어가 상당히 높은 속도에서 급차선변경하며 인터체인지로 방향을 틀었는데도, 태연하게 빠져나가며 화제를 모은 적이 있었다. 광고 영상이라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차체의 안정감이 화면 밖으로 전달됐다.

괜히 한번 열어봤다가 트렁크 공간이 상당히 넓어 놀랐다. [사진=윤진웅 기자]

복잡한 도심을 달리기엔 성능이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임에도 상황이 받쳐주지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었다. 비교적 차량이 적은 시간대에 타고 나올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15시 30분. 서둘러 출발지로 돌아왔다. 연비는 총 5.7km/L. 공인연비와 4~5km/L 차이였다. 성능을 알아보자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연신 밟아대서였을까. 기자의 운전습관으로는 데일리카로 스팅어를 선택하기엔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 60km 주행하며 나온 연비는 5.7km/L였다. [사진=윤진웅 기자]

이날 기자가 시승한 차량은 풀옵션이 들어간 2.5 터보 마스터즈 최고급 트림이다. 기본 4275만원에서 옵션에 따라 4983만원까지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

스팅어 마이스터의 가격은 △2.5 가솔린 터보 플래티넘 3853만원 △마스터즈 4197만원이다. 마스터즈에서 선택가능한 GT 3.3 터보 패키지의 가격은 4643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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