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 [사진=넷플릭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OTT 업계가 코로나19로 뜻밖의 돌발상황을 맞이했다. 그동안 넷플릭스 등 OTT 업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언택트 사업이 확대되면서 OTT 시장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글로벌 분위기에 힘입어 넷플릭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방송가와 영화시장까지 코로나19가 확대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가 잇달아 제작이 중단돼 넷플릭스를 포함한 OTT 시장은 뜻밖의 변수를 맞이하고 있다. 

5일 OTT 업계에 따르면 현재 넷플릭스 코리아에서는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촬영이 지난달 21일부터 전면 중단됐다. 넷플릭스 코리아에서는 본사의 방침에 따라 한 달 간 촬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에 따라 촬영중단 기간은 더 연장될 수 있다. 

넷플릭스 측은 “넷플릭스는 국민 안전을 위한 정부의 권고사안과 한국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제작진의 안전을 위해 모든 콘텐츠 제작 일정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은 ‘도가니’, ‘남한산성’의 황동혁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이정재, 박해수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학원물로 박지후, 조이현, 윤찬영 등 주목받는 10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 밖에 촬영준비 단계인 ‘지옥’과 ‘고요의 바다’, ‘스위트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D.P: 개의 날’도 제작에 제동이 걸렸다. 아직 촬영에 들어가지 않은 만큼 사전 준비를 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정작들은 ‘부산행’, ‘반도’의 연상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아인, 박정민 등이 출연하는 ‘지옥’과 배두나, 공유 주연의 ‘고요의 바다’, 송강, 이진욱 주연의 ‘스위트홈’, 이제훈, 탕준상 주연의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정해인, 손석구 주연의 ‘D.P: 개의 날’ 등이다. 

넷플릭스는 그 동안 본사 차원에서 한국 콘텐츠 시장에 공을 들였다. 첫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와 미국 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 ‘싸이코지만 괜찮아’ 등도 아시아 국가별 인기순위에서 1~2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 콘텐츠는 tvN, JTBC 등과 공통 제작으로 해외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소개되고 있다. 

이들 콘텐츠가 아시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넷플릭스도 한국 콘텐츠를 아시아 시장 확대의 교두보로 삼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올해 초 실적 발표를 통해 “K 콘텐츠로 대표되는 한국 작품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지난해 체결한 JTBC, CJ ENM, 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츠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 K드라마 팬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넷플릭스 측은 콘텐츠 제작 중단이 가입자 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신규 콘텐츠 기대작으로 인한 가입자 유입이 상당한 만큼 영향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첫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이 공개될 당시에도 국내에서 신규 가입자가 대거 늘어난 바 있다. 

넷플릭스는 국내뿐 아니라 헐리우드에서도 잇달아 확진자가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최근 배우 드웨인 존슨과 로버트 패틴슨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헐리우드가 긴장하고 있다. 이들 배우들은 넷플릭스 예정작은 없으나 헐리우드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들인 만큼 동료 배우나 스탭들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웨이브가 투자하고 MBC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SF8'. [사진=웨이브]

한편 오리지널 콘텐츠를 준비 중인 국산 OTT들은 방역활동에 집중하며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웨이브는 “현재 제작이 중단된 콘텐츠는 없다. 방역 활동을 충실히 하며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웨이브는 4일 자체 투자한 채널A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을 독점 공개했다. ‘거짓말의 거짓말’은 이유리, 연정훈 주연 주말 드라마다. 웨이브는 최근 오리지널 드라마 ‘SF8’을 공개했으며 지난달 말부터 SBS 드라마 ‘앨리스’도 독점 공개하고 있다. 이들 작품은 모두 웨이브가 투자하고 각 방송사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KT OTT 서비스 ‘시즌’도 현재 오리지널 콘텐츠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즌이 제작하는 영화 ‘더블패티’는 국내 OTT 첫 오리지널 영화로 올 연말 극장과 시즌에서 동시에 공개될 예정이다. 

시즌 측은 “일부 촬영이 지연된 부분은 있으나 현재 무리 없이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며 “공개 일정이 지연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영화·방송가로 확대되면서 극장뿐 아니라 방송가와 OTT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연극가를 중심으로 배우들 중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부 드라마가 제작이 중단된 바 있다. 

특히 OTT 업계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경쟁력으로 삼고 있어 이들의 제작 지연은 자칫 치명적일 수 있다. 우선 방송가와 OTT 업계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촬영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방송 관계자는 “방송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것은 방송가에서는 치명적인 일이다. OTT 업계에서도 공개 일정이 지연되면 가입자와 신뢰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써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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